키보산장(4750m) → 우후루피크(5895m) → 키보산장(4750m) → 호롬보 산장(3729m)
잠들기 전까지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지만 잠에 들고나니 다행이 아무렇지 않았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 등산하기로 했다.
마랑구 루트가 3일까지 편했다면 마지막 정상까지는 헬이다. 가파르기도 하지만 작은 돌들로 이뤄진 산이라 한발 한발 앞으로 딛고 나가는게 힘이들었다. 후에 일본의 후지산을 오를 때도 이와 같았는데 둘다 화산이라 그런모양이다.



온통 암흑이었다.
키보산장에서 우후루 피크까지는 약 6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덜 걸리겠지만 새벽부터 일어나 걸었더니 머릿속에서는
'얼마나 더 걸어야 하지? 얼마나 더 걸어야할까?'
계속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언제 끝이날까?'만 생각하면서 가이드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걸었더니 어느새 해가 동터오기 시작했다. 가이드도 조금만 더 걸으면 되니 힘을 내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아... 그만 걷고 싶다. 그만 걷고 싶다. 머릿속에서 계속 그만걷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새벽에 정신도 없는데 5,000m가 넘는 고산을 걸으려니 고역이었다.
하지만 마음 속의 번뇌를 이겨내고서 드디어 정상
5895m, 100m 정도만 더 높았으면 6,000m인데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와 기념사진을 남기고 해가 떠오르걸 보고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올라갈 때는 그렇게 부담되었던 자갈들이 내려갈 때는 좋은 완충제 역할을 해주었다. 전부다들 날아서 내려가고 있었다.


올라갈 때와는 다르게 금새 키보 산장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밥을 먹고 호롬보 산장으로 향했다.
원래라면 5박 6일의 일정이라 중간에 하루는 적응을 하면서 쉬었어도 됐지만 생각보다 몸이 잘 따라준 것 같았다.

벌써 오늘로서 등산은 끝난 것 같은 기분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지만
내일이면 끝난다고 생각하니, 또 혼자서 아프리카를 여행할 생각을 하니 조금은 걱정도 되고 후련하기도 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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