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터 레이크를 얼마두지 않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크레이터 레이크를 향했다.

크레이터 레이크에 도착했을 때는 사람들이 많았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보니 관광객도 많았고 하이커들도 많이 있었다.
게중에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다.
나의 한계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어적 문제가 있다보니 서양인들과 깊이 친해지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비교적 자주 마주치는 친구들과는 나름의 정이 들어서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다.

트러키에서 샀던 Altra 신발이 사지 얼마되지 않아 옆구리가 다 터져서 Seaid Valley의 하이커 박스에서 좀 큰 신발을 주어서 신었었는데 굉장히 불편했다. 그래서 크레이터 레이크의 편의점에 Salomon 신발 하나를 주문해놓았는데 받아보니 아주 맘에 들었다.
하이커들은 알트라와 살로몬 두가지 신발을 많이 신는데 다 걷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이커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혼자서 쉬고 있는데 멕시코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다가왔다.
"PCT 하이킹 중이에요?"
"네."
"와~ 우리도 정말 하고 싶은데 할 여유가 없네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죠."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그는 자신의 캠프 사이트로 불러서 먹을것도 주고 맥주도 주고 전화번호도 주면서 나중에 포틀랜드의 자신의 집으로 놀러 오라고 얘기했다. 그의 이름은 미겔, 와이프의 이름은 조쉬
후에 은진이와 워싱턴 시작점인 캐스케이드 락에서 만나기로 했던 약속일보다 이틀이 늦어졌는데
이미 은진이의 포틀랜드 숙소 계약이 끝나버려 미겔에게 얘기를 하니 자신의 집으로 은진이를 초대해주었다.
은진이는 PCT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경험이었다고 했다.

미겔과 헤어지고 그렇게 맞이한 크레이터 레이크
크레이터 레이크에 닿기 전에 리조트가 있는데 잠시 쉬면서 인연들을 만들었는데 여기에선 생략!
크레이터 레이크는 하늘보다 더욱 파랬다.
보는 순간 가슴이 웅장해지며 세상을 사는 것이 이렇게도 아름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크레이터 레이크 옆을 따라 걷는 림트레일을 걷다보니 이 아름다운 호수를 하루만 보고 간다는 것이 너무 아쉬운 생각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텐트 치기 좋은 곳으로 자리를 잡아 내일 아침의 호수도 보고 출발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찍이 잠을 청했다.
해가 지는 호수도 보고 싶었는데 텐트 안에 들어가서 누웠더니 꼼짝도 하기 싫어 그냥 뻗어버렸다 ㅠㅠ

다음 날 아침 일출을 보려고 했는데 ㅋㅋ 역시나 게으름으로 해가 중천에 뜨고 나서야 나서게 되었다.
도대체 여기서 왜 잔거니??
오레곤 쪽에도 불이 나서 연기가 아직 다 가시지 않았다고 했다. 어제 맑은 호수를 본 게 엄청나게 운이 좋은 거라고 했었다. 다시 올 가능성도 매우 낮은 곳인데 정말 운이 좋았나 보다.



다시 또 먼 길을 나서야 했기에 아쉬움은 뒤로 한채 워싱턴을 향해
은진이를 향해 또 걸음을 바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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