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일드'의 여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드가 PCT의 걸음을 마친곳. Bridge of the Gods 에 올라섰다.
사실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하는 PCT에서 그녀는 시작점이 아닌 사막의 끝자락인 모하비 사막에서 PCT를 시작했다. 어디서 시작하고 끝을 보냐가 그렇게 중요하겠느냐마는
그 당시 나에겐 중요했다. 그래서 그녀가 보지못한 캐나다 국경을 꼭 볼거라는 내 다짐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우기가 시작된 이후 매일같이 계속 이어지는 비였지만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으면 사람 기분도 같이 좋아지는 것 같다.





사실상 평지에 가까웠던 오레곤을 지나 '리틀 시에라'라고 불리는 워싱턴에 들어서니 조금은 걱정이 앞섰다.
이미 평지에 익숙해져버린 몸과 마음은 다시 또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것 같았고 한달 가까이 쉬다 온 은진이가 잘 걸을지 걱정되었다.




오후가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혼자 있을 땐 그러려니 하겠지만 비에 익숙하지 않은 은진이가 잘 버텨줄지 걱정스러웠고 또 미안하기도 했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져 바람막이를 위에 걸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캐스캐이드락스에 들어온 날을 포함해 총 3일을 쉬고 복귀를 했는데 마치 일주일은 쉰 것처럼 오랜만에 트레킹을 하는 것 같았다.
사람은 참 적응이 빠른 동물인가보다.




"진아 괜찮나?"
"응. 걸을만하네."
생각외로 은진이는 잘 걸었다.
복귀하는 날은 보통 마을에서 느기적 거리다 늦게 출발하다보니 20km를 걷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30km나 걷고서 걸음을 마쳤다. 그러고 나니 뭔가 캐나다 국경을 볼 수 있을것만 같은 희망이 들었다.
나무 아래 친 텐트 위로 빗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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