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 캘리포니아는 마을들이 많았다.
사막 같았으면 그냥 넘기고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들어갔겠지만 우리는 많이 지쳐있었다. 사막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마을에 다녀오면 그 힘으로 일주일을 버틸 수 있었는데 이제는 마을에 다녀온 그 날 바로 정신적 에너지가 다 고갈되었다.
삼촌이 여름방학을 맞아 미국에 들어온다고 하셔서 신발을 하나 부탁했었다.
PCT를 하면서 하이커들이 많이 신는 Altra는 편한데 내구성이 좋지 않아서 튼튼한 한국의 K2 등산화를 부탁했는데 신발을 바꿔신고 첫날부터 20km만 넘게 걸으면 그 때부터 발이 여간 아픈게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신발을 다시 사기로...
트러키라는 마을에 들리기로 했는데 트러키로 들어가는 도로 바로 앞에 Donner Ski Ranch에서는 하이커들을 위해 40oz(대략 1.2L가 된다.)의 무료 맥주를 준다고해서 잠시 들렸다 가기로 했다.
이곳은 겨울이되면 스키장으로 운영이되는 곳이라 리프트들도 보였다.
Ranch에 도착하니 하이커들이 엄청 많았다.
다들 대낮부터 벌겋게 취해서 ㅋㅋ 우리도 한잔 먹었더니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기념사진을 찰칵 ㅋㅋ
히치는 잘되어서 트러키 마을에 가서 Altra 신발을 샀다.
그리고 PCT를 하다보면 양말도 참 많이 필요하게 된다. 하루에 걷는 양도 많지만 산길을 걷다보면 작은 돌들이 신발 안으로 들어오는데 매번 빼낼 수 없다보니 돌을 안고 걷다보면 양말에 구멍도 자주, 빨리 난다.
그래서 신발 가게에서 손님들 신발 신을 때 신는 양말이 많길래 좀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얼마든지 가져가라고해서 6켤래나 챙겨왔다.
PCT 할 때는 얼마나 지독하게 굴었는지 ㅋㅋ
먹을 것도 잔뜩 사서 트레일로 복귀해 아이패드에 담긴 드라마를 주구 장창 땡겼다.
우리는 걸음이 느리지만 즐길 건 또 다 즐기고 다니는 편이었다.
이렇게 또 잠시나마 에너지를 보충해 하루를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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