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11화. 두번째 마을, Idyll 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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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outh California

[PCT, Pacific Crest Trail] 11화. 두번째 마을, Idyll Wild

by 빵호빵호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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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느 마을에 들어가는 것은 오로지 하이커의 선택이다.

마을은 꼭 일주일마다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중간 중간 도로에서 히치 하이키을 통해서 마을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우리는 암묵적으로 일주일에 한번 꼴로 마을에 들어갔었다. 느슨해지지 않기 위한 우리의 나름의 방식이었다.

멕시코 국경 캄포에서 시작해 124km 떨어진 줄리안이란 마을로 3~4일만에 들어갈 수도 있고 우리처럼 워너 스프링스로 일주일만에 들어갈 수도 있다. 후에도 곳곳에 마을이 있는데 들어가도 안들어가도 그 누구 한사람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서 다시 또 길을 나섰다.

표지판이 참 예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묵묵히 앞서 걷고 있는 여인 ​

 

PCT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산불이 휩쓴 지역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에 살면서 산불이 휩쓴 지역을 얼마나 많이 만나볼 수 있겠는가? 산을 많이 다닌 나로서도 거의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황폐했고 또 을씨년스러웠다. 잠시 산에 보금자리를 품고 있는 동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니 그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빠, 여기서 우리 마을에 들어가면 안될까?"

휴대폰으로 Guthook App을 열심히 보는 은진이는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길이 펼쳐질지, 어디에서 마을에 들어갈 수 있을지 꾀고 있었다.

"그래. 그러자."

4,300km의 길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걷고 싶었지만 나의 고집만을 세울수도 없었고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나의 몸도 편한 것이 좋았다.

PCT 길에서 벗어나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따라 벗어나니 금새 도로를 만날 수 있었고 어렵지 않게 히치 하이킹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PCT 두번째 마을 Idyll Wild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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