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고봉은 알래스카의 데날리(6,190m)이지만 미 본토내에서의 최고봉은 휘트니(4,418m)였다.
시에라는 초반 남쪽이 고도가 높았다가 서서히 낮아지는 형태였다. 막연하게 휘트니 산은 중간쯤에 위치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초반에 있었다. 휘트니 산은 PCT 정규길은 아니지만 하루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 우리도 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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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에는 내가 강하고 내리막에는 은진이가 강했는데 긴 오르막이라 내가 먼저 치고 나갔다. 열심히 달린 뒤 미리 텐트를 미리 쳐놓고 은진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은진이가 나타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는 새 나보다 먼저 간건 아닐까?'
'혹시 무슨 일 생긴건 아닐까?'
걱정스런 마음에 뒤돌아 가볼까 생각했지만 또 어긋날까봐 걱정되고 다행히 기다리고 있자니 은진이가 나타났다.
우리는 휴대폰을 따로 가지고 다니지 않아 잃어버리면 사실 영락없이 찢어지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다행히 PCT를 하며 거리를 두고 걸은 적은 많았지만 서로를 잃어버린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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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에 들어왔지만 사막에서도 가끔씩은 침엽수림이 나왔기 때문에 맥북에 나오던 그 이미지의 시에라는 바로 만날 수 없었다.
그러다 3일차 쯤 되기 시작하자 바위산 앞에 호수가 있고 주변에 침엽수림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만난 호수에서 어떤 남자애는 도착하자마자 옷을 훌러덩 벗더니 알몸으로 수영을 했다 ㅋㅋ 여자들이 꽤 있었음에도 서양 형님의 자신감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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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걸어 우리를 더 북쪽으로 옮겨놓았다.
원래 계획은 천천히 비숍으로 들어가려했지만 산 속에 있으면 또 얼마나 마을을 가고 싶은지 은진이와 저녁을 먹으며 조금 무리해서 하루 앞당겨 휘트니 정상을 들렀다 빨리 마을에 들어가기로 했다.
드디어 미국 최고봉도 정복할 날이 가까워졌다.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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