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는 어느 마을에서나 만날 수 있는 Bishop에는 트레일 엔질이 없었다.
Guthook App을 보니 마을 안에 캠핑장이 있어 전날 밤에 도착해서 캠핑장을 향했다. 텐트 하나에 하루 25달러였는데 20달러로 깎으려다 쿠사리만 먹었다. 아줌마가 틱틱대기도 했고 ㅋㅋ 적당히 사람 봐가며 까불어야 했는데 ㅋㅋ
다음날 아침 장을 보러 갔는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지만 냉장고가 없었다. 그래도 캠핑장 아주머니에게 막연한 희망을 걸고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다. 산에서와 다르게 마을은 굉장히 더워 오는 길에 벌써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버렸다.
아이스크림을 맡기러 캠핑장 리셉션에 갔더니 역시나 아주머니는 어제 틱틱 거리던 그 포스 그대로였다.
캠핑장은 텐트를 치고 자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대다수가 은퇴하고 캠핑장 안에 트레일러에서 노후를 보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캠핑장은 전기와 물을 제공하고 자리세를 받는 형태였다. 할수없이 트레일러를 돌아다니면서 아이스크림을 좀 넣을 수 있냐고 물으러 다녔다. 대부분이 자리를 비웠는데 TV 소리가 들리는 곳의 문을 두드리니 할아버지 한분이
"얼만든지~"
하면서 저녁에 자신의 친구가 생일이라며 놀러 오라고 했다. 이게 웬 횡재 ㅋㅋ PCT를 하면서 주구장창 걷는것만을 생각한건 아니었다. 미국 사람들과 좀 더 깊이 어울리고 친구도 만들고 싶었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점심을 거나하게 먹고 저녁이 되어 은진이와 할아버지의 트레일러 쪽으로 가니 벌써 파티가 벌어졌다.
할아버지의 이름은 Mark, 친구들까지 10명 정도 있었는데 미국식 BBQ도 하고 있었다. 맥주가 냉장고에 있노라며 맥주도 무제한, 고기도 무제한 이런 행운이 ㅋㅋ 주인 아주머니의 불친절이 이런 행운까지 낳아주었다.
밤늦게까지 부어라 마셨다.
할아버지는 너희들의 여행이 Epic Journey라며 극찬해주었다.
나중에는 편지까지 서주면서 ㅋㅋ
후에 PCT를 하면서 정신적으로 힘이들 때 할아버지가 말해준 '대서사시 여행'을 하는 중이라며 스스로를 달래며 또 힘을 얻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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