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iago de Cuba → Bayamo → Bartolome Baso → Providencia → Santo Domingo
피코 투르키노는 산도 산이지만 가는 법이 문제였다.
물론 산티아고 데 쿠바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서 갈 수 있지만 1박 2일에 30만원이 넘는 돈을 줘야해서 부담이었기에 혼자서 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쿠바에 등산을 하러 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정보도 거의 없었다. 그럴땐 항상 지도를 보고 큰 마을 위주로 이동하면 됐다. 지도에는 Bayamo, Bartolome Baso가 큰 도시로 보여 Viazul 버스 터미널로 가니 Bayamo로 일단 가면 될 듯 했다.
전날 Bayamo로 가는 버스를 예약 후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2시간이 걸려 Bayamo에 도착하니 삐끼들이 있었다.
피코 투르키노 투어는 20만원, Santo Domingo까지는 택시비를 5만원 가까이 달라해서 이리 저리 둘러보니 Bartolome Baso가는 버스가 있었다. 버스에 올라타니 또 사람들은 '치나~ 치나~'하면서 난리가 났다.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이 10분을 넘게 치나, 치나 고함을 지른다.
남미 여행하다보면 사람들이 치나, 치나 하면서 엄청 부른다. 꼬레아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그냥 치나 치나 한다.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버스를 타고 한시간이 지나자 또 사람들이 치나, 치나 하며 소리를 치면서 내리라고 한다 ㅋㅋ 남미 중에서도 쿠바가 특히 심했다. 그래도 그런 관심 덕분에 목적지에 잘 내릴 수 있었다. 내리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랑 버스를 기다리는데 Santo Domingo까지 가는 버스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건 무슨....
정해진 버스는 없고 트럭같은게 오면 물어보고 가면 가는거고 안가면 가는데까지 가서 또 갈아타고, 그것도 안되면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앉아서 기다리고 있자니 아저씨 한명이 와서 막 장난을 건다. 아저씨랑 그렇게 놀면서 2시간이 지나자 트럭 한대가 왔다.
트럭도 Santo Domingo의 중간지점인 Providencia까지 밖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20분쯤 타고 가자 종착지라며 내려 30분을 기다리다 나머지는 8km는 마을 주민 2명과 걷기로 했다.
해가 뜨지 않은 시간에 나왔는데 해가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 동네를 파악하는데 걷는것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차를 타면 아주 잠깐 마주하는 풍경들은 금세 잊히기 마련인데 천천히 걸으며 익힌 풍경은 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었다.
문명의 손길이 비교적 덜 닿은 쿠바, 그것도 산중 시골 마을의 쿠바는 인간미가 넘치는 곳이었다.
여자 주민의 집에 먼저 도착하고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는 마을에 나올 때마다 대부분 이렇게 고생을 하며 지낼 것이었다. 불만 하나 없는 그녀가 좋았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걸어야했다.
한시간을 더 걸어 드디어 산토 도밍고에 도착했다. 도착할 때즈음 이미 해는 다 넘어가 어두워졌다.
다행히 나머지 주민 한명의 어머니가 Casa를 운영하고 있어 그곳에서 자기로 했다. Casa는 스페인어로 집이란 뜻인데 쿠바에서는 여행자 숙소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15CUC을 달라는데 깎아 줄 수 있냐고 물으니 10CUC을 해주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쉿' 이라는 어머니 ㅋㅋ
10CUC에 저녁도 푸짐하고 주더라. 아낀 돈으로 맥주도, 쿠바 콜라도 사마셔 피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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