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28x90 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Washington18 [PCT, Pacific Crest Trail] 95화. PCT 완주 그 이후 캐나다 국경에 도착하면 그게 끝이 아니었다. 국경에 닿으면 캐나다 입국 허가를 사전에 신청한 경우 20km 정도 떨어진 Manning Park까지 걸어가야했고 입국 허가를 신청하지 못한 경우 차를 얻어탈 수 있는 곳까지 다시 걸어 나가야했다. 우리는 입국 허가를 미리 받아 놓아서 Manning Park로 갔고 그곳에서 캠핑을 하루 했다. Manning Park와 벤쿠버는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히치를 3번에 걸쳐서 겨우 도착했다. 다만 PCT를 할 때처럼 히치 하이킹이 쉽지 않아 마지막에는 1시간이나 걸려서 히치를 성공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너무도 위험한 이방인이었다. 차를 세워준 아저씨는 이런 곳에서 어느 미친놈이 히치 하이킹을 하는지 신기해서 태워줬다고 했다. 김연..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94화. 국경에서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은 또 밝아있었다. 이제 2시간, 10km만 걸으면 드디어 캐나다 국경이었다. 늘 해오던대로 능숙하게 짐을 싸고 출발 전 6개월간 함께 고생해준 배낭 사진도 찍고서 출발했다. 배가 아파왔다. PCT를 하면서 제일 만족스러운 점 중에 하나가 사실은 응가를 미친듯이 잘 싸는 것이었다. 아침마다 싸고 일어나면 무슨 소똥처럼 한가득 있었는데 그 쾌감이 엄청났다.(미안합니다 ^^;;) 한바탕 싸고 한바탕 걸었더니 배가 고팠다.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100km, 200km, 500mile, 1,000km, 2,000mile 이런 표식들이 쌓였었는데 이제 1 mile to go, 마지막으로 1마일만 더가면 끝이라는 표식에 가슴이 설레였다. '마지막은 쭉 내리막 길..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93화. 뜨거운 안녕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은 서리로 뒤덮혀있었다. 시작과 동시에 커다란 산을 하나 넘어야했다. 추울 땐 차라리 큰 산을 하나 넘는 것이 좋았다. 걷기 시작한지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몸에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건너편에 커다란 설산이 아름다웠다. 고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산의 나무들까지도 볼 수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다시 눈길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걱정스럽고 싫었던 눈길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낭만적이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사람은 생각보다 더 많이 상황 속 동물인 것 같았다. 아무 생각없이 걸었다. 이제 더 이상 그렇게 걱정하던 폭설도 걱정되지 않았다. 폭설이 내리더라도 어떻게든 국경에 갈 생각이었다. 내가 PCT를 했던 2018년 워싱턴 주 캐나다 국경인..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92화. The Last Part 아저씨의 집에서 하루 쉬고 다음 날 우리는 Mazama에 있는 레이븐 송의 집으로 향했다. 아저씨의 집에서 레이븐 송의 집까지는 80km, 3번의 히치 하이킹을 하고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전날 마을이 있는 동쪽이 아니라 북쪽으로 계속 걸었다면 Stehekin 이라는 호수가 있는 마을을 갔겠지만 30km 정도 스킵했기에 레이븐 송의 집을 향할 수 있었다. PCT를 하기 전에는 4,286km의 거리를 전부다 걷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스킵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레이븐 송의 집에서 하루 더 쉬면서 마지막 구간을 걷기 위한 에너지를 잔뜩 채웠다. 캐나다 국경은 4,268km 그리고 트레일 헤드는 4,170km 이제 98km만 더 걸으면 이 지긋지긋한 PCT도 끝이었다. ..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91화. 인연 전날 지옥같은 밤을 보내고 나서 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아침이 밝아오는 것이 싫어 침낭에서 꾸물대던 평소와는 달리 부리나케 일어나 짐을 싸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추위는 지독했다. 세상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혀 있었다. 불과 며칠, 몇주 전 온 세상은 나뭇잎으로 푸르고, 단풍으로 붉었는데 이렇게도 빨리 변할 수 있을까? 다시금 자연의 냉혹함에 몸서리를 떨었다. 한동안 높은 고도에 눈은 계속 쌓여있었다. 어젯밤 혹시라도 고도가 낮은 곳에서 자겠다고 욕심내서 계속 걸었다면 엄청난 추위에 떨었을지도 몰랐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순간 순간의 선택이 어쩌면 삶을 종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길은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티가 나는 것은 수목..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90화. 지옥같은 밤 스카이 코미쉬에서 복귀한 이후로 계속 눈과 함께 했다. 오랜만에 고도를 계속 낮추더니 점점 공기가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반가웠다. 행복하면 그 행복이 언제 끝날지 몰라 불안하다고 했던가? 불안했다. 언제 또 고도를 높여야할지 몰랐지만 일단은 즐기기로 했다. 해가지기 시작하고 자리를 잡았다. 다행히 고도를 높이지 않은 곳에서 나름 따뜻하게 잠이들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해가 쨍쨍했다. 맑은 날씨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한다. 좋은 기분을 안고 이 날씨가 하루종일 이어지길 바라며 걸음을 다시 시작했지만 어김없이 높아지는 고도에 불안함을 안아야했다. 드디어 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발자국 패인 눈 속을 걷자니 어느새 또 신발이 다 젖어버렸다. 비로..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9화. 눈보라 늘 머리를 길게 길러보고 싶었다. 근데 좀 길면 불편해서 자르고 자르다가 이번 PCT를 하면서는 미국에선 머리 깎는 값도 비쌀테니 그냥 길러보기로 했다. 여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긴 머리를 가지고 사는지 모르겠다 ㅋㅋ 4월 말에 시작한 PCT였고 어느새 10월이 되었으니 벌써 머리를 깎지 않은지 5개월이 되었다. 겨울의 워싱턴에도 버섯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미국의 버섯들은 독튼한 것들이 많아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진을 찍으려니 여간 괴로운 것은 아니었다. 눈이 내리긴 했지만 모든 곳에 눈이 쌓인 것은 아니었다. 눈이 쌓인 지점을 확인해보니 고도 1,700m 이상의 지점에서는 확실히 눈이 쌓였고 그 이하로 내려가면 다행히 아직은 푸른 산들을 볼..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8화. 겨울 왕국 스카이 코미쉬에서 이틀을 푹 쉬었다. 쉬는 동안 하이커들을 만났는데 어떤 하이커 둘은 이미 국경에 갔다가 캐나다로 넘어갈 수 없어 여기에 짐을 두고 국경까지 다녀왔다고 했다. 캐나다 국경에 닿으면 캐나다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미국에서 있어야 하는데 캐나다로 넘어가도 마을이 있는 곳까지 또 걸어야했고 미국에 있더라도 마을이 있는 곳까지는 걸어와야했다. 최소 히이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곳까지 걸어오거나, 그게 또 몇십키로는 된다 ㅋㅋ 여하튼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웠다. 짐을 챙기고 점심 즈음에 히치 하이킹을 해서 트레일로 복귀를 했다. 이틀 전에는 비가 내렸었는데 차 타고 올라가는 길에 어느 고도가 되자 온통 눈이 되어있었다. 그렇게 걱정하던 겨울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눈이 쌓여있..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7화. J Section(스노퀄미 패스~스티븐 패스) PCT 하이커들에게 PCT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Sierra를 말할 것이다. 나 또한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는 아름다워 가장 기억이 남는 곳은 단연코 J-Section이었다. 이제 인디언 써머도 끝이난 모양이었다. 계속 화창하던 날씨가 끝이나고 어느새 산 중은 먹구름이 끼는 횟수가 잦아져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드는 때가 많아졌다. 이제는 슬슬 눈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했다. 예전 KBS 다큐 '순례' 4부작에서 PCT에 대한 이야기도 다뤘었는데 당시 어떤 할아버지 하이커가 200km를 놔두고 눈 때문에 마지막 구간을 포기하는 장면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아 있었었다. 우리도 그런 상황을 맞이할까봐 늘 걱정했었는데 걱정이 곧 현실이 될 차례였다. ..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6화. 눈물 공주 가을의 워싱턴은 정말 아름다웠다. 정신적으로 지쳐갔지만 하루하루가 다음 날의 풍경이 기대될만큼 아름다웠다. 한편으로는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에 오래도록 마음에도 담아보고 아쉬움에 사진기에도 수십장의 사진을 남겨놓았다. J Section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스노퀄미 패스 ~ 스티븐 패스까지의 길이었다. 거리상 4~5일 정도면 완주할 수 있었고 이틀차였기에 2~3일만 더 걸으면 스티븐 패스에 닿을 수 있었다. 사진 찍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은진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산 하나를 넘고나니 날씨도 어두어지고 풍경마저도 특별함이 없어 쉬지 않고 계속 내달렸다. 몇 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온 것 같은데 은진이는 눈에 보일 생각조차 없었다. 일단 흐르는 계곡물 옆에..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5화. 인디언 썸머(Indian Summer) 박신양과 이미연이 나오는 영화 인디언 썸머를 아주 오래전에 보았다. 영화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인디언 썸머라는 그 단어 자체가 너무 멋있어 기억을 하고 있었다. "인디언 썸머에요." 스노퀄미 패스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슈퍼가 있었다. 이 산골짜기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아저씨의 이야기가 궁금했지만 누구나 사연은 있는 법이라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인디언 썸머는 북미 대륙에서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 며칠 동안 여름이 되돌아온 듯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현상으로 그러고 보니 우기가 끝이나고 한동안 날씨가 정말 포근하고 따뜻했던 것 같았다. "한 2주는 지속될 거에요. 그리고 나면 워싱턴에는 겨울동안 눈이 많이 와요." 우리는 대략 3주 정도 남았는데 아저씨의 말대로라면 혹은 운이 ..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4화. 스노퀄미 패스(Snoqualmie Pass) 그리고 필승법 나는 11인치 아이패드를 가지고 다녔다. 보통 짐을 하나라도 더 줄이기 위해 다들 애쓰는데도 불구하고 500g 이상이나 되는 아이패를 들고 다닌 이유는 256g나 담긴 많은 드라마와 영화 때문이었다. 우리에게는 하루를 마치고 보는 드라마 한, 두편이 엄청난 낙이었다. 어제도 역시나 드라마 한편을 보고 잠이 들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일어나기 싫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짐을 싸고 길을 나섰다.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허클베리 나뭇잎은 더욱 붉어졌다. 마치 산 중에 불이라도 난듯 온통 붉었다. 길을 멈춰서서 20분 동안 허클베리 열매를 따 한잎에 100개도 넘는 열매를 털어 넣으면 온 몸에 비타민이 퍼지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중간 중간에 PCT를 하는 같은 입장의 하이커들의 응원들도..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3화. 마운틴 라이언(Mountain Lion) 워싱턴에서 하나의 컬렉션이 생겼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길을 걷다보면 굉장히 특이한 버섯들이 많아 찍고 찍다보니 꽤 많은 버섯들이 모였다. 하나의 재미였다. 가을임이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계속 불안했다. '언제 겨울이 시작될까? 우리는 북으로 걷고 있는데...' 9월 말이 되었으니 우리나라 보다 더 위도가 높은 곳에다가 고도가 높은 산이니까 눈이 좀 더 빨리 시작될 거 같긴한데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래도 아직은 가을을 만끽하고 즐기면 될 것 같았다. 우기는 거의 끝이난 것 같았고 연이어 맑은 하늘이 계속 되었기 때문이었다. 설산도 자주보다 보니 이젠 그냥 산이구나 싶기만 하다 ㅋㅋ 어두워지기 전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는 곳을 지났다. 은근히 트레일 매직을 .. 2023. 5. 13. [PCT, Pacific Crest Trail] 82화. 팩우드(Packwood)의 마마 쥐(Mama G) 포근한 잠자리는 정말 좋다. 자고 일어나면 다 젖어있는 침낭에서 일어나는 것이 굉장히도 괴로웠는데 어제는 뽀송뽀송했다. 텐트 밑에 방수 매트를 깔면 좋겠지만 PCT 하이커들에게 필수품이 아닌 것은 모두 부담스러운 짐이었기에 그냥 감내해야하는 것들이 많았다. 오늘은 워싱턴에서의 우리의 첫 마을 팩 우드를 들어가는 날이었다. 부지런히 걸어 최대한 빨리 마을에 들어가는 것이 좀 더 쉴 수 있는 길이었다. 다행히 한번 더 설산의 아담산을 볼 수 있었다. 아쉬움이 남아 몇 번을 뒤돌아보고 시야에서 떠나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산 하나를 오르고 나니 이번에는 레이니어(Rainier)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아름답고 험한 산들을 다 올라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린 그냥 그 산을 멀리서 바라보며 .. 2023. 5. 6. [PCT, Pacific Crest Trail] 81화. 워싱턴의 첫 패스, Cispuss Pass 워싱턴은 리틀 시에라라고 불렸다. 그만큼 경치가 좋다는 이야기일텐고 그만큼 걷기도 힘들다는 이야기일 것이었다. 그럼에도 힘든 것 보다는 아름다운 것이 더욱 기대가 되는 날들이었다. 워싱턴에는 가을이 완연했다. 빨간 잎을 맺은 허클베리들이 산을 가을로 물들여 놓았고 선선한 날씨에 기분도 상쾌했다. 한동안 계속되던 우기였지만 잠깐동안 맑은 날이 이어졌다. 언제까지 맑은지 또 언제 비가 시작될지 몰랐지만 맑은 하늘을 만끽했다. 걱정스러웠던 은진이도 아주 잘해주었다. 3주가 넘게 쉬었던 은진이의 체력도 걱정이었고 도심에서 살다가 다시 산중 생활을 하다보니 기분도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걸었고 또 생각보다 명랑했다. 전날 지날 때는 보지 못했던 아담스 산(Mt. Adam.. 2023. 5. 6. [PCT, Pacific Crest Trail] 80화. 헬레나 할머니 호수를 지나면서 경치가 아름다워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아저씨가 있어 그 옆에 멈춰 배낭을 내렸다. "안녕. PCT를 하는 중이니?" "네. 맞아요." "어젠가? 할머니를 한 분 만났는데 할머니가 76세라고 하더라구. 근데 그 할머니가 PCT를 하는 중이더라." "76세 할머니가 PCT를 하고 있다고요?" "그러니까. 멕시코에서부터 걸어온거라고 하던데 엄청나지?" "와...." 대학 교수를 하고 있다는 아저씨는 휴가를 내서 이 깊은 산 중으로 들어온거라고 했다. 아저씨와 조금 더 대화를 나누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하루종일 걷다보면 시간은 잘 가지 않는 것 같지만 또 하루는 금새 지났다. 어느새 밤이 되어 온 세상이 깜깜해졌다. 은진이는 밤을 무서워해 원래는 둘의 스피드로 .. 2023. 5. 5. [PCT, Pacific Crest Trail] 79화. 안녕, 오사무 아저씨 잠이 들기 전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텐트를 때리고 있었다. "오하이오~ 오하이오~" '사무사마다!' 아침에 눈을 떴지만 또 빗속에 짐을 싸고 걸을 생각에 텐트 속에서 뜬 눈으로 몸을 게속 누이고 있었는데 오사무 아저씨의 아침 인사에 일어나기 싫은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호! 우기가 시작된 이후로 정말 힘드네." PCT 내 겪지 못한 새로운 난관이 당혹스러운건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내가 3번을 꾹 참았는데 이제는 그만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어... 난 텐트가 없이 타프 생활을 하는데 비올 때마다 침낭도 다 젖고 밤새 오돌오돌 떠느라 잠도 못자거든..." 사막이나 시에라, 우기 전까지의 오레곤은 텐트가 없어도 충분히 생활할만하다. 네달이 넘도록 .. 2023. 5. 5. [PCT, Pacific Crest Trail] 78화. PCT 마지막 관문, Bridge of the Gods 영화 '와일드'의 여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드가 PCT의 걸음을 마친곳. Bridge of the Gods 에 올라섰다. 사실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하는 PCT에서 그녀는 시작점이 아닌 사막의 끝자락인 모하비 사막에서 PCT를 시작했다. 어디서 시작하고 끝을 보냐가 그렇게 중요하겠느냐마는 그 당시 나에겐 중요했다. 그래서 그녀가 보지못한 캐나다 국경을 꼭 볼거라는 내 다짐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우기가 시작된 이후 매일같이 계속 이어지는 비였지만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으면 사람 기분도 같이 좋아지는 것 같다. 사실상 평지에 가까웠던 오레곤을 지나 '리틀 시에라'라고 불리는 워싱턴에 들어서니 조금은 걱정이 앞섰다. 이미 평지에 익숙해져버린 몸과 마음은 다시 또 가.. 2023. 5. 5. 이전 1 다음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