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outh California'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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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outh California31

[PCT, Pacific Crest Trail] 31화. 사막 끝, 시에라의 시작 아침에 일어났더니 몸살이 났는지 몸이 아파 도저히 일어날 수 없어 새벽에 지훈이를 먼저 보냈다. ​ 사실 새벽일찍 가기 싫어서 아픈척했던걸지도... ㅋㅋ 오늘 조금 무리하면 드디어 시에라 구간이 시작되는 '케네디 메도우'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냥 깔끔하게 포기했다. ​ 지훈이는 아마 들어갈 듯했다. ​ 구역상으로는 900km 지점의 테하차피가 PCT의 South California의 마지막이고 PCT 하이커들은 1,060km의 Kennedy Meadow를 사막의 끝이라고 했다. 사막이 끝나감에 따라 풍경도 조금씩 산의 느낌이 났다. ​ ​ ​ PCT 길에는 중간중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노트가 있는데 9시 45분에 지훈이가 글을 남겨 놓았다. ​ '아이스크림 먹고싶다.' ​ 시계를 보니 11시 30분 정.. 2023. 1. 1.
[PCT, Pacific Crest Trail] 30화. 다시 이별 아침에 일어나 워커 패스를 지났다. ​ 은진이와는 서로 잘 안찍었는데 오랜만에 지훈이와 사진도 찍고서 계속 걸었다. ​ ​ 사람들은 높은 열량의 식사를 위해 또띠야에 누텔라와 땅콩잼을 잔뜩 바르고 그 안에 견과류를 넣고 쌈을 만들어 점심을 먹었는데 우리는 사막이 끝나갈 때까지 감자 분말 풀어 먹거나 초코바 먹었다. ​ ​ 지훈이와 다니면서 지훈이도 또띠야 쌈을 먹길래 같이 먹었는데 정말 신세계였다. 점심시간이 기대가 되는 마법으로 후에 은진이와 다시 만나서 PCT가 끝날때까지 또띠아 쌈으로 점심을 먹었다 ㅋㅋ ​ 하루종일 걷으며 여행 이야기를 했다. ​ 지훈이는 이미 일년동안 세계 여행을 했고 그 중에서 이집트 다합은 정말 좋다며 프리다이빙도 하고 힘들면 나와서 엄청 싼 망고쥬스 마시고 한국인 커뮤니티도.. 2023. 1. 1.
[PCT, Pacific Crest Trail] 29화. 지훈이 은진이와는 일주일에 한번 마을에 들어갔다. 우리는 걷는게 느린편이라 마을에 자주가기는 부담스러워 그랬는데 지훈이는 릿지 크레스트에 들러서 아이스크림과 치킨을 먹고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새벽에 출발해서 마을에 다녀오자고 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항상 빨라도 8시에 출발이었는데 지훈이 덕에 처음으로 6시에 출발을 했다.​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Walker Pass에 도착하니 트레일 매직이 엄청났다. ​ 과일에 맥주에 음료수에, 그래서 마을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지훈이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다며 ㅋㅋ 그래서 어렵게 히치를 해 마을로 들어갔다. ​ 카트에 배낭을 넣고 쇼핑을 시작했다. 난 오렌지 주스를 사서 벌컥벌컥 마시고 콜라 6병, 맥주 6병, 통닭을 사서 마트 앞에서 열심히 뜯었다. 역시 마.. 2023. 1. 1.
[PCT, Pacific Crest Trail] 28화. 악마의 구간 사막의 마지막 구간이 시작되었다. 이 구간을 혼자서해야했다. ​ Rae 할머니가 트레일 헤드까지 태워줘 작별의 포옹을 나눈 후 걸음을 시작했다. 바람의 언덕답게 엄청난 바람을 뚫고서 오르막을 올랐다. 이럴 땐 바람이 별로 안부는데도 테하차피가 바람의 언덕으라는 말에 바람이 세다고 느끼는지 정말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렇게 느끼는건지 헷갈리기도 했다. ​ 가방은 역시나 묵직했다. 다음 마을까지 일주일간 먹어야할 음식을 다 지고 가야했기에 첫날의 가방은 항상 무거웠다. ​ ​ 초코 프레즐 과자를 사와서 가방에 끼워놓고 쉴때마다 먹고 콜라도 챙겨와서 마시니 꿀맛이었다. 마을에서 복귀할 때는 꼭 콜라를 사와서 트레일에서 마시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 그런데 다음 번에 쉬려고 배낭을 내려놓고 과자를 넣어둔..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7화. 바람의 언덕, 테하차피(Tehachapi) 하루자고 다음날 오후가 되어 출발했다. ​ 하이커 타운에서부터는 드넓은 길에 나무 한그루 없어 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벽에 출발하거나 해가질 때 쯤 많이들 걸었다. 우리는 오후에 느즈막히 시작해 해가 점점 지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 해가 지고 길가에 앉아 미리 싸놓은 간식으로 야식도 먹었다. 바람이 너무 강해서 걷기가 힘들어 생각보다 일찍 자리를 잡았다. ​ ​ 달이 밝아 밤에 걷는 것이 그리 무섭지 않았다. 대신 은진이와 속도를 맞춰서 떨어지지 않도록 발맞춰 걸었다. 어느새 뒤에서 랜턴 빛이 우리쪽을 향하고 있었다. 뒤돌아 보았더니 어제 같이 놀았던 대학생 친구들 우리보다 훨씬 늦게 출발했음에도 벌써 우리를 따라 잡았다. ​ PCT 자체를 우리보다 한달 가까이 늦게 시작..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6화. Hiker Town 수백키로를 걸어왔더니 이제 유일한 낙이라면은 마을을 들리는 것이었다. ​ 하이커 헤븐 이후에는 굳이 히치를 해서 멀리 갈 필요없이 만날 수 있는 쉼터들이 꽤 있었다. 하이커 헤븐(730km 지점), 카사 데 루나(현재는 트레일 엔젤 아주머니의 사정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하이커 타운(830km 지점), 하루에 30km 정도 걸으니 하루 걸러 하루 쉼터를 만날 수 있었다. ​ ​ ​ 하이커 타운을 향해서 열심히 내달렸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길들을 걸으며 뒤로 보내고 또 다시 마주하는 풍경을 마주한 뒤 또 뒤로 보내고 계속 계속 앞을 향해 걸었다. ​ ​ 그렇게 또 하루 종일 걸어 저녁에는 운이 좋게 오래 전에 만났었던 LA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신혼 여행 대신 PCT를 왔다고 했는..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5화. Casa de Luna, 첫 야간 하이킹 Hiker's Heaven에서 푹 쉬고 배낭을 둘러메고 죽는줄 알았다. ​ 택배 받은 음식과 핫도그 만들어 놓은거, 마을에서 음식 추가로 산걸 꾸역꾸역 넣었더니 어깨가 가라 앉는것 같았다. 욕심의 크기만큼 배낭의 무게가 늘어났고 그 무게만큼 의욕이 사라졌지만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곳이 PCT였다. ​ 이제 사막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한달을 넘게 사막만 바라봤더니 어느새 질려버린 것 같았다. 이틀만 가면 유명한 Casa de Luna(스페인언데 Casa는 집, de는 of, Luna는 달, 결국 달의 집이란 뜻) 그 달의 집에 닿을 수 있었다. 사실 우리의 원칙은 1주일 1마을이라 안들리고 스킵하려 했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겠는가... ​ ​ ​ ​ 마을을 5km 앞두고 물..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4화. 하이커들의 천국, Hiker's Heaven PCT를 시작하기 전 샌디에고의 스캇의 집에서 택배를 보낸 곳이 하이커 헤븐이었다. 그 당시에는 750키로면 금방 갈거라고 힘들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한달이면 갈거라고 생각했는데 5주가 걸렸다. ​ 회사 다닐때 5주는 특별한 일 없었고 시간이 잘 갔지만 이 곳에서는 뒤돌아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난듯 했지만 지날때는 시간도 참 안갔고 750키로를 걷는건 정말 정말 정말 힘들었다 ㅋㅋ ​ ​ 하이커 헤븐까지는 10키로가 남았는데 은진이가 마을에 빨리 가고 싶다며 히치를 하자고 했다. 걸어가고 싶었지만 은진이의 말을 듣고 히치를 하는데 어떤 놈은 빠큐를 날리면서 간다 ㅋㅋ 개색 ㅋㅋ ​ 차량이 별로 없는 지역이라 히치는 오래 걸렸지만 결국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Hiker's Heaven이 있는 Agua..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3화. 여왕벌 앤(Ann) 어제 잠을 청했던 소방서를 벗어나 큰 산을 하나 오르자 산아래 안개가 자욱했다. 날씨가 상당히 좋았음에도 그리고 산의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았음에도 가득한 운무가 신비스럽고 또 아름다웠다. 사막의 중반으로 가면서 조심해야 할 놈이 하나 생겼다. 푸들 독 부쉬라고 하는 녀석인데 큰 화재가 있는 지역에서 새생명을 싹 띄운다고 했는데 생긴건 보라색 꽃을 단 초목이었는데 스치기만 해도 잘못하면 수포가 일어나서 괴롭다고 했다. 악명은 익히 들어서 알았지만 실제로 생긴걸 본적이 없었다. ​ 그런데 PCT 길이 직진으로 나 있는데 갑자기 수풀이 시작되고 그 길을 피해 사람들이 둘러 간 흔적이 보였다. 그 길을 가로 막고 있는 수풀이 푸들 독 부쉬라는게 감이 왔다. 얼마나 부풀어 오르나 궁금해서 만져 보고 싶기도 했지..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2화. 별일 없는 날들 이벤트 있는 날들 위주의 글을 쓰지만 사실 별일 없이 무난한 날들도 많았다. ​ 걸으면서 끊임없이 밀려드는 생각들에 은진이는 힘들다고 했지만 난 사색의 시간을 갖는게 좋았다. 하지만 10년 전쯤 인도에 혼자 자전거 여행을 갔었는데 페달을 밟는 매순간순간 밀려드는 생각들에 정말 힘이 들었었다. ​ 여러사람들과 섞여있을 때, 익숙한 환경에 혼자 있을 때는 잘 못느끼지만 낯선 곳에 혼자 있다보면 예상치도 못하게 엄청나게 많은 생각들이 밀려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아마도 낯선 환경에서의 몸이 반응하는 생존 본능이 아닐까? ​ 그러니 은진이는 얼마나 고역이었을까? 지금은 그 당시 한 생각들을 하나 하나 다 옮겨적을 수 없어서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아 안타깝다. 걸으면서도 휴대폰 메모장에 많이 적긴했지만 그래도..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1화. 똥방구 미국 국립공원은 National Forest의 국유림 단위 아래 Wilderness라는 황야가 있었다. 새로운 국유림으로의 입장이었다. ​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우리는 북을 향해가고 있었다. ​ ​ Angels National Forest는 주말을 맞아 LA에서 등산을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보이스카웃 단체가 왔는데 엄마들은 그 아래에서 수박썰어놓고 음식 펼쳐놓고 참 부러웠다 ㅋㅋ 엄마가 보고싶어지는... ​ 수박을 한입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는데 두고두고 후회했다 ㅋㅋ ​ 쉬고있자니 먼저 산을 올랐던 애들이 내려오면서 'We made it!" 소리를 치면서 내려오길래 엄청 힘들줄 알았는데 오르고 보니 힘들긴 했는데 호들갑이었다. 자식들... ​ ​ 중국 보이스카웃 단체 애들이 오..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20화. Hiker Friendly 마을, Wright Wood PCT 협회에서 메일이 아직도 온다. 따로 스팸 처리 안하는건 그 메일이 나름 반갑고 추억이 되살아나서 좋은데 안타깝게도 2020년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PCT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다. ​ 아마 한국인이 입국이 안되니 2020년에 PCT를 준비한 사람들이 아마도 내가 아킬레스건이 완파되서 1년을 미뤘던 것처럼 미뤄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 인생 참 알 수 없다. ​ 아침에 일어나 조금 지나니 브랜든이 밥을 먹고 있었다. 핵인싸 브랜든은 말도 많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던데 아주 한참이 지나 시에라의 맘모스레이크라는 마을에서 여자와 단둘이 손을잡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ㅋㅋ ​ PCT 하면서 커플이 되는 사람들도 꽤 많다. ​ ​ 어제 진도를 못 빼놓은 탓에 오전 열심히 걸어 2시..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19화. 첫 이별 첨엔 500km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참 많이도 걸었고, 참 많은 일도 있었다. 힘든 순간들이 훨씬 많았지만 뒤돌아 보니 추억이 되어 있었다. ​ 역시나 햇빛 짱짱한 하루였다. ​ 어제는 마지막에 힘이 빠져서 산 중간 아무데나 텐트를 쳤는데 텐트 옆 졸졸 흐르는 물이 고인 웅덩이는 썪었고 모기들이 알을 까놨는지 도저히 정수해서도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 물없이 아침을 시작했다. ​ 그래도 몇키로 걷지 않고 흐르는 물을 만날 수 있었는데 수초가 가득했지만 마음속 역겨움을 이겨내고 정수를 했는데 그래도 마실만했다. ​ 몇개의 풍경을 지나 마주한 산 정상에 오르니 거짓말처럼 엄청나게 큰 호수가 나왔다. 사막의 한 가운데서도 이런 호수가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신기했다. ​ 이럴때면 물 걱정이 ..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18화. 사막 속의 온천 어제의 트레일 매직이 없음의 섭섭함을 떨쳐낼 수 없었던 것일까? 아침부터 주변을 계속 두리번 거리면서 걸었다. 은진이는 앞서고 난 뒤따라 갔다. ​ "은진아!" 앞서가는 은진이를 불러 세웠다. ​ 'PCT Hiker' 파란색 가방 위에 적힌 글자가 분명 트레일 매직임을 짐작케 해주었다. ​ ​ '대박' ​ 우리는 아침 늦게 출발해서 분명 앞서간 하이커도 있었을텐데 열어보니 새삥 트레일 매직이었다. 과일에 음료수에 맥주에 위스키에 젤리에 과자에 난리가 났다. 둘이서 앉아 과일이며 음료수며 맥주며 실컷 마신 뒤 다음 하이커를 위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다시 두었다. ​ 커다란 물줄기를 옆에 두고 계속 길을 걸었다. 물이 없으면 내려가서 뜨면 된다는 생각이 주는 안정감이 대단히 컸다. ​ 지도에서 이미 봤지만.. 2022. 12. 31.
[PCT, Pacific Crest Trail] 17화. 호의가 계속 되면 그게 권리인줄 알아 Papa Smurf 집에서 머무르며 이틀간 같이 지냈던 케이티와 조금 친해졌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탓도 있지만 서양인들은 서양인끼리 어울리고 나는 은진이와만 어울렸다. ​ 그러다가도 자기들끼리 지루해지면 말을 걸어오기도 해서 또 시간을 같이 보내면 친해지고 그러기도 했다. 케이티가 타코도 해줘서 같이 먹고, 당시 파파 스머프 집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친해질 기회가 생겼다. 자그마한 여자애가 나보다도 큰 배낭을 메고 다녀서 그런지 다리를 절뚝였다. PCT에서는 걷는양이 많기 때문에 배낭 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했다. ​ ​ ​ 첫날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다음날 500km 지점에 트레일 매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조금 무리해서 걸어보기로 했다. ​ 워낙 날씨가 좋은 캘리포니아였기에 그게 걷.. 2022. 11. 21.
[PCT, Pacific Crest Trail] 16화. Papa Smurf 400km 지점을 지났다. 특정 Mile이나 Km를 지날 때면 하이커들이 만들어 놓은 표식이 꼭 있었다. 이제 4000km가 남지 않았다. ​ 오늘은 마을에 들어가는 날이었다. 거리 계산을 마을은 되도록 점심 전에 들어가 하루 쉬고, 다음날까지 쉬고 그 다음날 출발 하도록 전날에 걸어 놓았다. 점심이 되기 전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에 닿을 수 있었다. Big Bear City에 미리 알아놓은 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문을 닫아 도로에 닿기 전 Papa Smurf 전화번호가 적힌 팻말 사진을 찍어 놓은게 있어 전화를 하니 와서 지내도 좋다며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 ​ 전화를 받으셨던 할머니는 하이커를 한명 태우고서 왔다. ​ 사막에서 PCT 하이커들은 트레일 엔젠들에게서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2022. 11. 21.
[PCT, Pacific Crest Trail] 15화. 0.3% 저녁에 물을 많이 마신 탓에 아침에 마실 물이 없었다. 전날 지도 상에 굵은 강줄기가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양껏 마시기도 한 탓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강줄기가 말랐을까 또 내심 걱정해야하는 곳이 사막이었다. ​ '음....' 한참을 걸었는데 나와야할 강줄기는 보이지 않고 목은 점점 말라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 "우와!" 언덕을 하나 넘었을 때 은진이는 강가에서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고 나도 졸였던 마음을 풀 수 있었다. 앉아서 세수도 하고 발도 씻고 양치도 하고 원없이 물도 마시고 한참을 더 쉬다가 출발했다. ​ ​ 사막이라 풍경이 비슷할 것 같지만 사막산 하나를 넘어가면 또 다른 느낌의 사막이 나오곤했다. 물 때문에 항상 걱정을 안고 걸어 지긋지긋했지만 PCT를 완주하고 뒤돌아보.. 2022. 11. 21.
[PCT, Pacific Crest Trail] 14화. In & Out Burger 미국의 햄버거는 진짜 맛있었다. 물론 한국에 비해서 상당히 비싸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 어제 기적같은 트레일 매직을 접한 곳은 고속도로 밑의 터널이었다. 고속도로를 따라 가면 In & Out 버거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도 히치를 해서 다녀올 생각이었다. ​ 생각보다 히치는 어려웠지만 히치는 무조건 되었다. PCT가 끝난 지금이야 히치는 무조건된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안될까봐 불안하고 걱정도 했었다. ​ 차를 얻어타고 내린 햄버거 가게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주문을 하고 음료수를 미리 받아 들이켰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도 패스트 푸드점에서 음료가 무한리필이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지만 미국은 아직도 음료가 무한 리필이라서 좋았다. ​ ​ 뭐 특별히 든것도 없었지만 너무 맛있었다. 하이커여서 .. 2022. 11. 21.
[PCT, Pacific Crest Trail] 13화. 처음으로 30km를 넘게 걸은 날 Idyll Wild을 빠져나오면 San Jacinto산을 넘어야 하는데 사막에서의 낮은 산과는 달리 PCT를 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맞는 가파른 산이다. 사실 그리 가파르진 않지만 PCT 시작하고 2주가 되지 않아 아직 하이킹을 위한 몸도 들어 지지 않았고 무거운 배낭을 지고 걸으니 조금은 부담스러운 길이었다. ​ ​ 한 낮의 강렬한 태양 빛 아래를 걷는 것은 굉장히 곤혹스러웠기에 가파르지만 산을 걸으면 나무 그늘 아래를 걸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 ​ 그리고 산의 맑은 물을 꽤 자주 만날 수 있는 점이었다. 사막은 항상 물 부족함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걸어야했는데 길가다가 시원한 물을 만나면 물 한모금 하고 쉴 수 있으니 하이커들에게는 낙원이었다. ​ 복귀 첫날은 무리를 하지 않았다. 오전 중에 출발.. 2022. 11. 21.
[PCT, Pacific Crest Trail] 12화. 제로데이(Zero Day) Idyll Wild에 들어왔다. PCT를 하며 맞는 두번째 마을이었다. ​ 제로 데이(Zero Day)는 매일같이 하이킹을 하며 지친 육신과 정신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풀어주는 Release의 날이었다. 어디서 가질지, 언제 가질지, 얼마나 자주 가질지, 모두 하이커의 선택이었다. ​ 우리는 이렇게 하자 이렇게 하자 서로 정한 것은 없었지만 일주일에 한번꼴로 마을에 들어갔고 마을에 들어가면 당연한듯이 마을에 도착한 날, 다음 날까지 쉬고 셋째날 오전에 출발했으니 대충 이틀정도 되는 시간을 가졌다. 초반에 만들어 놓은 제로데이 방식을 거의 국경에 닿을 때까지 써먹었다.(후에 은진이 없이 혼자 걸었던 오레곤에서는 3주에 정도 하루도 쉬지 않고 걸었다.) ​ ​ Idyll Wild에서 우리는 캠핑장에서 지냈..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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