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ierra'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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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ierra24

[PCT, Pacific Crest Trail] 55화. South Lake Tahoe 시에라의 마지막, 노스 캘리포니아의 시작인 지점에 있는 마을은 South Lake Tahoe였다. 한국에 살 때는 당연히 몰랐던 곳이고, 오기 전까지도 어떤 곳일까 막연한 상상을 해보았지만 감이 오지 않았다. ​ 마을에 들어가니 생각과는 달리 마을은 겁나 컸다. 차가 없으면 이동이 안된다. 그리고 맘모스 레이크 보다 더 큰 휴양지라 사람도 겁나 많았고, 가게도 많고 난리였다. ​ ​ 사우스 레이크 타호에도 트레일 엔젤들이 많았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다들 휴가를 가고 없어 보낸 연락마다 미안하다고 답장이 왔다. ​ 여태껏 숙박업소에서 한번도 자지 않아 한번쯤은 돈이 들더라도 숙박업소에서 잘법도 했지만 우리는 그게 잘 안됐다. 정확히는 내가 좀 유난스러웠던 것 같다. ​ 그러던 차 Douglas란느 사람이 .. 2023. 2. 22.
[PCT, Pacific Crest Trail] 54화. 시에라(Sierra) 끝 케네디 메도우 노스에서부터 시에라가 끝나고, 노스 캘리포니아가 시작되는 사우스 레이크 타호까지는 중간에 마을을 들릴 필요없는 구간이었다. 결국 절경의 시에라 마지막 구간이었다. 사막이 끝나감도 아쉬웠듯 시에라가 끝나감도 아쉬웠다. ​ 시에라에서 사진을 참 많이 찍었는데 마지막 구간 5일동안은 사진이 20장이 채 되지 않는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풍경이나 이벤트가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 ​ 더 이상 곰통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어 소로나 패스로 들어와 곰통을 두고 출발했다. ​ 얼마 걷지 않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왠지 비가 많이 올 것 같았는데 텐트를 치고 나니 비는 금새 그쳤지만 귀찮아서 그냥 그대로 쉬기로... PCT를 시작하고 사막에서 아주 잠깐 비를 맞았고 두 달만에 처음 맞는 비였.. 2023. 1. 23.
[PCT, Pacific Crest Trail] 53화. Kennedy Meadow North 드디어 8일만에 은진이를 만나는 날이다. ​ 우리의 약속 장소는 케네디 메도우 노스(North) ​ 케네디 메도우 사우스(South)는 사막이 끝나고 시에라가 시작되는 지점이고, 케네디 메도우 노스(North)는 아직은 여전히 시에라이지만 곰통을 더 이상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지점이다. ​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며칠 전 뮤어 트레일 렌치에서 만났던 친구가 지나갔다. ​ PCT 길 위에서는 모든 물자가 귀했다. 특히나 담배가 그랬는데 어느새 나에게는 담뱃잎만 있었고 종이는 없었다. 미국의 담배값이 비싸서 담배와 종이를 따로 사서 말아폈다. ​ "혹시..." 그는 나의 표정을 알아보고 바로 담배 종이를 꺼내들었다. 그도 담뱃잎이 다 떨어지고 종이만 한장이 남았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담배 한까치를 나눠피.. 2023. 1. 23.
[PCT, Pacific Crest Trail] 52화. 1,000 마일 오랜만에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니 정신적으로 살 것 같았다. ​ 독일에서 온 쥬디스는 PCT를 하며 미국인 남자친구가 생겼다. 사막에서부터 종종 보곤 해서 꽤 친해졌는데 남자친구가 안보이길래 어디갔냐고 물어보니 둘은 그냥 자기 속도대로 걷는다고 한다 ㅋㅋ ​ 정말 서양인들은 겁나 쿨하다 ㅋㅋ ​ ​ ​ 지도의 거리상으로 보면 이제 시에라도 거의 끝이 나는 것 같았지만 풍경을 보면 아직은 그래도 시에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커다란 바위 위의 침엽수림' ​ 시에라는 나에게 그런 곳이었다. ​ ​ 긴 길을 지나 다시 또 하나의 Pass를 넘어야했다. Pass를 지나기 전 앞서가는 여자 하이커가 하나 있었는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걷자니 영화 '와일드'의 여주인공도 어쩌면 저런 모습을 하며 걸었을지도.. 2023. 1. 20.
[PCT, Pacific Crest Trail] 51화. 몽환 PCT 가기 전에는 PCT가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 글들이 천천히 올라와서 애가 닳았는데 그 마음이 지금은 이해가 간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바빠서 블로그를 쓸 힘도 여유도 없다. ​ 사회 생활을 하며 사람들이 사람에 치이는게 싫다고들 하는데 나도 그랬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랑 며칠동안 말도 하지 않고 혼자서 지내다보면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인지 꿈인지 도대체 알 수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건 알고있지만 한 곳을 맴도는 기분이 들었다. ​ ​ 퉐러미 폭포를 지나서 다시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이 시작되었다. PCT를 하는 힘의 원동력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생각'이었다. 과거에 대한 추억, 삶의 중요한 가치에 대한 생각, 미래에 대한 생각, 너무나도 .. 2023. 1. 20.
[PCT, Pacific Crest Trail] 50화. 다시 PCT로 다음 날 드디어 요세미티 폭포를 보러 갈 수 있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하프돔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상에서는 별로 커보이지 않는데 실제로는 졸라 크다. 맨손으로 사람들이 암벽등반을 하기도 하고 그런다고 한다. ​ ​ 전혀 예상못했는데 요세미티에서 좋았던 것은 네바다 폭포였다. 요세미티에서는 2개의 폭포를 볼 수 있는데 네바다 폭포와 요세미티 폭포로 지도를 보고 네바다 폭포? 그게 뭔데? 하는 정도였는데 상당히 아름다워서 한참을 사진을 찍었다. ​ ​ ​ 네바다 폭포에서 한참을 내려오면 요세미티 밸리가 나타난다. ​ ​ 시에라에서는 PCT말고 존뮤어트레일로 불리는 JMT를 할 수 있는데 보통 시작점을 요세미티 밸리로해서 미국 본토 최고봉 휘트니산을 찍고 휘트니 포널에서 주로 끝을 낸다. 존뮤어.. 2023. 1. 20.
[PCT, Pacific Crest Trail] 49화. 요세미티(Yosemiti) 국립공원 안으로 PCT를 하고 나면 소설같은 책을 한권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 다니면서도 계속 일기를 적고 글도 적고 한국에 와서 A4용지 130페이지 글을 완성해서 50군데가 넘는 출판사에 보냈는데 ​ ​ '시기가 안좋아서... 코로나 때문에....' 라고했지만 근본적으로 글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쓰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다시 쓴 뒤 다시 출판사에 보냈는데도 연락오는 곳이 없었다. PCT를 하면서는 글을 재미있게 잘 쓸 것 같았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서 글을 써보니 상당히 어려웠다. ​ 결국 자비로 출판을 하고 책도 별로 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인생에 한번 내이름으로 된 책을 가져보았으니 만족한다 ㅋㅋ ​ 다시 PCT 이야기로, 아침에 일어나 드디어 JMT 구간과 PCT 구간이 나뉘는 곳에서 JMT로 들어가는 .. 2023. 1. 20.
[PCT, Pacific Crest Trail] 48화. 요세미티(Yosemiti) 국립공원을 향하여 사막에서 시에라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항상 The Best, The Best라고 했다.(PCT를 다 완주하지 않더라도 미국인들이다 보니 시에라의 구간 구간을 다니기도 하고 PCT를 여러 해 한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항상 시에라에 대한 동경을 느꼈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 세계 여러 산을 다녀봤지만 물론 저마다 가진 특색이 다르지만 시에라만큼 아름다운 산들은 정말 보지 못했던 것 같다. ​ PCT를 시작하고 나서 초반에는 똥방구를 끼기 시작했다. 얼마나 냄새가 심한지 은진이와 서로 한번 꼈다하면 난리가 났다 ㅋㅋ 그러다가 어느 순간 냄새는 없어지고 응가를 사면 소만큼이나 쌌다. 신기하게도 많이 먹긴 했지만 매일 그랬다. 아마도 몸에서 독소가 빠지는 시기에 냄새가 심했고 엄청난 운동량에 배변 활.. 2023. 1. 20.
[PCT, Pacific Crest Trail] 47화. 다시 혼자 여름 휴가 차 일주일간 은진이는 LA로 떠났다. 은진이는 PCT도 좋지만 미국에 왔으니 유명한 지역이 있으면 가보고 싶어했고 난 PCT의 완주가 최대 목표였다. ​ 같이 가면 좋겠지만 사실 우리는 걸음이 느렸다. 걸음도 느렸고 많이 걷지도 않았고 마을마다 이틀씩 꼬박 꼬박 다 쉰탓에 완주를 하지 못할까하는 마음에 부담이 있었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제로데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마을에 들어가는 날에 하루를 꼭 더해서 쉬었다. 어떤 하이커들은 마을에 도착하는 당일에만 쉬고 그 다음 날 바로 출발하기도 한다. 그렇게 걷는 시간을 늘린다.) ​ 항상 마을에서 쉬다보면 다시 걷는 것만 생각해도 귀찮고 싫지만 막상 복귀하면 또 걷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느꼈다. ​ 시에라 구간의 하이라이트 요세미티 구간이.. 2023. 1. 15.
[PCT, Pacific Crest Trail] 46화. 맘모스 레이크(Mammoth Lake)에서의 천운 맘모스 레이크는 꽤나 큰 도시였다. 산 중 휴양 도시로 산악 자전거도 즐길 수 있고, 산 중에서 카누나 수중 스포츠를 즐길 수 도 있었다. 그래서 7월 초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휴양을 즐기러 왔다. ​ 휴대폰으로 숙소 가격을 알아보니 하루에 20만원은 기본으로 줘야했다. 맘모스레이크는 트레일 엔젤에 대한 정보도 없고, 캠핑할만한 곳도 못찾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일단은 Vons 마트 앞에 가서 캠핑할 만한 곳이 있는지 물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 "안녕하세요. 혹시 이 근처에 캠핑할만한 곳이 있을까요?" "아니요. 저희도 여기를 잘 몰라서요." 몇 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다들 모른다는 대답뿐이라는 말에 호텔을 잡아야 하나 고민하며 은진이와 축 쳐저 있었다. ​ ​ "안녕하세요. 혹.. 2023. 1. 15.
[PCT, Pacific Crest Trail] 45화. 맘모스 레이크(Mammoth Lake)로 입성 눈을 뜨자마자 또 열심히 걸어야 했다. 이제 드디어 하루만 더 걸으면 드디어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 사막에서는 적어도 5,6일에 한번씩은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시에라 구간은 고산이라 마을 자체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고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도 멀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9~10일에 한번 정도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 그래서 음식을 많이 들고 다녀야 해 배낭의 무게의 어려움이 있었다. ​ 이틀 전, 하루 전 단기 등산을 온 사람들에게 충분히 음식을 보충 받았기에 더 이상 식량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어느새 연료를 먹고 걷는 기계가 되어 음식만 있다면 얼마든지 걸을 수 있는 병기가 되어 있었다. ​ ​ 이제 오늘은 Silver Pass만 넘으면 Mammoth Lake로 들어갈 수 있었다. .. 2023. 1. 15.
[PCT, Pacific Crest Trail] 44화.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나는 텐트를 치고 은진이는 하이커 박스로 향했다. ​ "오빠 초콜렛 가져왔다!" 은진이의 손에는 작은 지퍼백 안에 초콜릿이 들어 있었지만 맘모스 레이크까지에는 턱없이 부족한 식량이었다. ​ "진아, 기다려봐." ​ 사실 어제 잠이 들기 전 내일 아침 뮤어 랜치에 음식이 없을 경우를 생각해 미리 파악해두었는데 우리 옆에 텐트를 친 사람들은 매우 말끔했고, 단기 산행을 온 듯한 기분을 주었다. PCT 하이커와 단기 하이커들은 한 눈에 보자마자 알 수가 있다. 우리를 포함한 PCT 하이커들은 보기에 정말 거지같지만 단기로 트레킹을 온 사람들은 말끔했다. 혹시나 내일 아침 음식이 없다면 그들에게 구걸을 할 생각이었다. ​ "안녕하세요. 저는 PCT 하이킹 중인데 음식 배분을 잘해야 .. 2023. 1. 15.
[PCT, Pacific Crest Trail] 43화. 식량 부족 어제 Muir Paass를 넘어 잠자리를 마련했었다. ​ 아침에 텐트를 접고 짐을 싸고 걸은지 얼마지 않아 거대한 강을 만났다. 내리막에 강한 은진이는 나보다 앞서서 벌써 강을 건넌 상태였다. ​은진이가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배낭에 쑤셔 넣고 강에 발을 집어 넣었다. ​ "아 차거." ​ 역시 고산의 눈이 녹은 물이라 굉장히 차가웠다. 그리고 물살이 생각보다 강하고 허벅지까지 물이 차서 이미 바지는 다 젖은 상태였다. 사실 다른 건 다 괜찮았지만 넘어지는 순간 카메라가 젖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었다. ​ 다행히 무사히 강은 건넜다. ​ 강에 앉아 강 건너는 사람을 구경 삼아 점심을 먹었다. ​ 점심을 먹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음식 때문에 걱정이었다. 우리가 들렀던 비숍에서 .. 2023. 1. 14.
[PCT, Pacific Crest Trail] 42화. 그 유명한, Muir Pass 시에라의 Pass는 오를 때 10km 정도, 내릴 때 10km 정도 됐다. 어떤 Pass는 오를 때보다 내릴 때 ​ '이거 반대로 오면 졸라 힘들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고, 어떤 Pass는 내릴 때 ​ '이건 반대로 오면 더 쉽겠군.' ​ 하는 Pass가 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10개 정도의 Pass를 오르 내리는 시에라 구간은 북에서 남으로 오나 남에서 북으로 오나 평균적으로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됐다. ​ ​ 어제 잠을 잔 곳 바로 옆에 엄청나게 큰 강이 흘렀다. 밤새 물 흐르는 소리가 공포스러울 정도였다. 작년, 2017년에 일본인 하이커 2명이 강을 건너다 물에 휩쓸려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무슨 산 중에 강을 건너다 죽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있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는 생각이 들.. 2023. 1. 14.
[PCT, Pacific Crest Trail] 41화. 네번째 Pass, Mather Pass 유사 반복이 주는 자극에 대한 적응이 역치를 높여 갔다. ​ 길 위에서 어떤 일들도 웬만해선 가슴을 울리지 못했다. 모든 것이 비슷했다. ​ 3개의 패스를 지나자 시에라의 아름다운 풍경마저도 이제는 윈도우 바탕화면의 아름다운 사진을 보는듯한 느낌일 뿐이었다. ​ 오늘 Mather Pass를 지나면 시에라에서 넘어야할 Pass는 총 9개가 남는 셈이었다. ​ ​ 마더 패스를 만났다. 패스는 고도가 급격히 높아지는게 아니라 서서히 길게 높아졌다. 하지만 오르막은 오르막인지라 만만하지 않았다. ​ 오르막에 상대적으로 강한 내가 먼저 치고 올라간 뒤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내려가 은진이의 배낭을 매고 같이 오르는 방법을 썼다. 은진이는 오지말고 기다리라고 했지만 딱히 해줄수 있는 것이 없다보니 그렇게라도 해야 마.. 2023. 1. 14.
[PCT, Pacific Crest Trail] 40화. PCT 30% 완료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미친듯이 좋았다. 누군가가 영국은 일년에 흐린날이 대부분이라 사람들이 우울하고,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안좋은 날이 드물어 사람들이 긍적적이라고 했었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걱정이 없다고 ㅋㅋ 근데 직접 겪어보니 이해가 됐다. ​ 날씨가 좋으니 내내 기분이 좋았다 ㅋㅋ 아침에 일어나 파아란 하늘 아래 아름다운 Rae 호수 한판 보고 출발했다. ​ ​ ​ ​ ​ 점심을 먹고 열심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발이 꼬여서 그대로 고꾸라져 철퍼덕 넘어져버렸다. ​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그대로 10초정도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리고는 아파죽겠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목에 매고 힙색 위에 얹어놓고 걷다보니 온몸은 흙먼지를 뒤집어 썼는데도 카메라가 망가지지 않았나, 망가지지 않았어야 하는데 하며 마음을 졸이면.. 2023. 1. 7.
[PCT, Pacific Crest Trail] 39화. 모기의 땅 시에라 어제 나름 많이 마신덕에 느즈막히 일어나 오전은 Kearsarge Pass를 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이틀만 휴식을 취하려고했는데 다투는 바람에 마을에서 삼일, 복귀해서 야영장에서 하루, 총 4일을 쉬어버렸다. 이렇게 조금씩 캐나다 국경에 닿을 날이 밀릴테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아니겠는가? ​ 다툴 때는 그렇게 밉다가도 화해하고 나면 쳐다만 봐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ㅋㅋ 수 많은 관계 중에서도 남녀 관계는 참 독특하다. ​ 왔던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게 무지하게 싫었지만 길이 아름다워 보는 맛이 있어서 좋았다. ​ ​ ​ ​ ​ 또 다시 Pass를 하나 넘었다. 이제 9개만 넘으면 시에라는 끝(이제 겨우 두개 넘고서 ㅋㅋ) ​ 시에라에는 한가지 특징이 있는데 모기.. 2023. 1. 7.
[PCT, Pacific Crest Trail] 38화. 다툼 이틀은 쉬고 우린 복귀를 해야했다. ​ 복귀하는 날에는 거의 냉전이 있었다. ​ 나도 복귀하기 싫어하는 은진이의 얼굴을 보며 데리고 가야하는게 힘들었다. 아침부터 특유의 표정을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표정을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대꾸를 하지 않는 것도 그랬다. ​ 사실 이 문제뿐만이 아니라 누군가와 24시간을 붙어 있는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었다. ​ 사람의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했다. 은진이도 은진이만의 불만이 있겠지만 나도 불만이 쌓였고, 앞으로 삶을 같이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수없이 많을텐데 둘이서 이렇게밖에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은진이와 같이할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캠핑장을 나서기로 했다. ​ 텐트를 접고 짐을 싸서 산에서 또 일주일을 지낼 배낭을 메고 마크와 작별인사를.. 2023. 1. 7.
[PCT, Pacific Crest Trail] 37화. 마크(Mark) 사막에서는 어느 마을에서나 만날 수 있는 Bishop에는 트레일 엔질이 없었다. ​ Guthook App을 보니 마을 안에 캠핑장이 있어 전날 밤에 도착해서 캠핑장을 향했다. 텐트 하나에 하루 25달러였는데 20달러로 깎으려다 쿠사리만 먹었다. 아줌마가 틱틱대기도 했고 ㅋㅋ 적당히 사람 봐가며 까불어야 했는데 ㅋㅋ ​ ​ 다음날 아침 장을 보러 갔는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지만 냉장고가 없었다. 그래도 캠핑장 아주머니에게 막연한 희망을 걸고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다. 산에서와 다르게 마을은 굉장히 더워 오는 길에 벌써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버렸다. ​ 아이스크림을 맡기러 캠핑장 리셉션에 갔더니 역시나 아주머니는 어제 틱틱 거리던 그 포스 그대로였다. ​ 캠핑장은 텐트를 치고 자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대다수가 .. 2023. 1. 7.
[PCT, Pacific Crest Trail] 36화. 시에라의 첫 패스, Forester Pass를 넘 첫 마을, Bishop을 향해 아침에 일어나 텐트를 접고 시에라의 첫 Pass인 Forester Pass를 향했다. ​ 고산이라 그런지 확실히 산중의 밤과 이른 아침이 춥다. 게대가 산에 가로막혀 해가 들지 않으니 더할나위 없이 추웠다. 도시의 여름을 겪다보면 만년설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높은 산중에 오면 몸소 느낄 수 있다. ​ ​ 출발한지 한 시간쯤 지나자 오르막이 시작되었고 다시 1시간은 구불한 오르막길인 스위치 백(Swtichback)을 걸어올라 정상에 닿았다. Forester Pass의 높이는 13,200FT로 4,000m가 조금 넘는다. ​ 이제부터 남은 12개의 Pass는 모두 4,000m 이하였다. ​ 스캇이 시에라 초반은 그동안 완만한 사막을 걷다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을 걷게 되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거라고 했는..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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