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40화. PCT 30%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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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ierra

[PCT, Pacific Crest Trail] 40화. PCT 30% 완료

by 빵호빵호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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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날씨가 미친듯이 좋았다.

 

누군가가 영국은 일년에 흐린날이 대부분이라 사람들이 우울하고,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안좋은 날이 드물어 사람들이 긍적적이라고 했었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걱정이 없다고 ㅋㅋ 근데 직접 겪어보니 이해가 됐다.

날씨가 좋으니 내내 기분이 좋았다 ㅋㅋ 아침에 일어나 파아란 하늘 아래 아름다운 Rae 호수 한판 보고 출발했다.

낭만이 있는 PCT 하이커

정말 한폭의 웅장한 수채화다 ​

 

반영이 아름다운 시에라의 호수

이 장면이 내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시에라의 모습인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열심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발이 꼬여서 그대로 고꾸라져 철퍼덕 넘어져버렸다.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그대로 10초정도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리고는 아파죽겠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목에 매고 힙색 위에 얹어놓고 걷다보니 온몸은 흙먼지를 뒤집어 썼는데도 카메라가 망가지지 않았나, 망가지지 않았어야 하는데 하며 마음을 졸이면서 천천히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괜찮았다. 천만 다행이었다. 하지만 얼마지 않아 살짝 현자 타임이 왔다.

'내가 왜 이 지랄을 하고 있는걸까?'

​ 잠시 정신을 차리고 옆쪽 그늘로 숨어 들어가 목에 두른 수건에 물을 묻혀 열심히 카메라를 닦고는 다시 출발했다.

철퍼덕 넘어졌던 길에서 ​

 

고도를 낮추면 어김없이 빽빽한 숲의 시에라를 볼 수 있다 ​

 

좀 걷다보니 30%를 걸었다는 표식이 나타났다.

참 열심히 걸었는데도 이제 30%, 아직도 70%는 더 걸어야 끝이 난다는 말이었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니 정말 까마득한데 그걸 한번 더하고 또 한번 더하고 또 조금 더 해야했다. 정말 원없이 하이킹과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PCT로 ㅋㅋ

이제 70%만 더하면 된다 ​

 

 
 
항상 맑은 물이 흘러 물걱정이 없어 좋은 시에라 ​

 

매일 하이킹을 마치고 세수도 하고 발도 씻고 양치도 할 수 있어서 시에라는 참 좋았다. 텐트를 치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하루의 피로가 씻은듯 사라졌다. 6월 말이었지만 고산의 밤은 상당히 추웠다. 저녁 먹을 땐 바람막이랑 옷을 좀 더 껴입어야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났다.

PCT를 끝내고 나서 한동안은 앞으로 산은 쳐다도 안봐야지 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무척이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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