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꼬구이 트레킹 마지막 날이었다.
첫째날, 둘째날은 그래도 아침에 흐렸다가 점점 맑아졌는데
엘 꼬구이의 마지막 선물인지 아침부터 미친듯한 화창함을 선사해주었다.
만년설이 있다보니 오늘 뿐만이 아니라 엘 꼬꾸이에서는 계곡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물이 얼마나 맑고 투명한지 해외 산도 참 많이 다녀봤는데도 최상급의 계곡물이었다.
몇개의 호수를 넘어 Pulpito del Diablo에 점점 가까워지는가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Pulpito del Diablo까지는 못가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황당할 수가...
'아 마지막 날이라고 또 이렇게 뻐팅기네...'
하는 생각에 일단 달랬다.
너는 오고싶을 때 올 수 있는 곳이라서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귀한 기회이고 다시는 없을 기회일지도 모른다 라고해도 소용이 없었다.
일단은 계속 걸었다.
그의 주장은 지금이 몇시니깐 몇시까지 나가야하는데 Pulpito del Diablo까지 가면 시간을 못맞춘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갈 수 있는데 까지만이라도 가보자. 대신에 빨리 걸을테니깐 힘내서 해보자.
어르고 달래서 결국 그렇게 하기로 ㅋㅋ
근데 평지길이 끝나고 큰 바위길이 나왔는데 그 때부터는 정말 산이 험했다. 마지막 날에 이런 길이 있을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ㅋㅋ
그는 성큼성큼 걸었고 나도 그에 맞춰서 아둥바둥 열심히 걸었다.
긴 바위 오르막이 끝나고 멀리 Pulpito del Diablo가 보였다. 그에게 좀만 힘내서 가보자고 하니 손사래를 쳤다.
나도 더 이상 그를 설득하는 건 욕심이라는 생각이들어 줌렌즈를 댕겨 마지막으로 악마의 재단 사진을 찍고 끝을 보아야했다.
다시 내려가는 바위길은 바위 하나 하나가 크다보니 상당히 위험했다.
그래도 그가 가는 길을 따라 열심히 내려갔다.
역시나 오늘도 오후가 되니 맑았던 날씨는 사라지고 급격히 구름이 끼어 더 열심히 내달렸다.
구름은 많았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의 부모님 집에서 하루 더 머물고 은진이가 있는 소가모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부와 원주민이 얼른 화해해서 캠핑도 즐길 수 있는 엘 꼬꾸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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