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Argentina) 아콩카과(Aconcagua) 등반] 남미 최고봉 셀프 등반 Day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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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등산/2019년 아르헨티나, 아콩카과

[아르헨티나(Argentina) 아콩카과(Aconcagua) 등반] 남미 최고봉 셀프 등반 Day 6,7

by 빵호빵호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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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플라자 데 뮬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캠프 2의 밤은 상당히 추웠다. 있는 옷을 다 껴입고 잤는데도 밤새 추위에 떨어야 했다. 특히 발이 시려 웅크리고 웅크려 번데기처럼 말아 자는데도 30분이 마다 깨야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도저히 몸이 움직여주지를 않아 캠프 2에서 하루 더 그냥 쉬기로 했다.

고산에서 자고 일어나니 얼굴이 터질듯 부어버렸다 ㅋㅋ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 텐트를 돌아 다니며 여유분 장비가 있냐고 물어보지만 택도 없다. 정말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역시나 였다. 빌리는 동안 7,000m 산에 오면서 장비도 안챙겨왔냐고 혼나기도 했다. 무지해도 이렇게 무지할 수가 없다.

특별한 고산증은 없었지만 식욕을 잃고서 회복을 하지 못해 잘 먹지를 못했다. 억지로라도 먹으려 해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았다. 다행히 얼음이 녹아 물이 고인곳이 있어 얼음을 녹이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얼음이 녹아 물이 고인곳이 없으면 직접 눈이나 얼음을 구해 녹여 먹어야 한다. 얼음 녹인 물에는 미네랄이 없어서 이온 음료 분말 같은것을 준비해오는게 좋다고한다)

다들 거기서 물을 떠다 밥을하고 식수를 구했다.

라면을 두개 끓여 뱃속으로 밀어넣듯 먹고 나니 누룽지가 간절했다. 코펠은 씻지도 않고 휴지로 대충 닦아 던져놓고 발쪽에 보온을 강화해 침낭에 들어갔더니 조금 나았다. 며칠 뒤 지금 마주하는 모든 난관이 실패의 원인이 되기 보다 난관이 있었음에도 성공을 한 하나의 장애물이길 바랬다.

Day 7

산에 올라올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전날보다는 나았지만 추위에 새벽에 자주 깨다보니 피곤했다.

베이스 캠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괴로웠지만 일찍이 걸음을 옮겼다. 올라올때는 4시간이 넘게 걸리는길을 내려갈때는 뛰어가듯 해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내려가는 길엔 몇일동안과는 다르게 바람이 강해서 장갑을 꼈는데도 손가락이 끊어질 듯이 아팠다. 이래서 아콩카과의 바람이 무섭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

베이스 캠프에서 상업 등반회사 몇군데 들러 이중화, 크램폰 3일 빌리는 가격을 알아보니 100~200달러를 불렀다. 낡아 빠진 장비들을 큰 돈 주고 빌리려니 아까웠지만 선택지가 없기도 했고, 산에서 돈 쓸일 없을거라고 조금만 가져와 결국 입고 있던 바람막이를 3일 뒤 장비와 같이 주기로 했다.

베이스 캠프에 있는 동안 상업 등반팀의 주방을 맡은 프랑코와 친해져 잠시 들러 따뜻한 물을 받고 과일과 음식을 받아 영양 보충을 했다. 올라가는 길이 지옥같았다. 엉뚱한 곳에 체력을 다 써버리는 것 같아 속상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에너지만 쓰니 몸 안에서부터 신물이 올라왔다.

친절했던 프랑코

 

​정상과는 멀어지는 듯한 기분이 자꾸 들었다.

쓸데없이 캠프2에서 베이스 캠프를 왔다갔다하며 에너지를 쓴탓에 힘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오르는 길에 몇일 전 보았던 칠레 아저씨는 어제 정상을 찍고 오늘 내려가는 길이라고 했다. 새벽 4시에 캠프 2에서 오르기 시작해 오후 5시에 정상 갔다가 내려와 하루 쉬었다고 했다.

정상 공격을 성공한 칠레 아저씨​

 

어제 끙끙 거리며 앓고 있는 사이 그는 모든걸 마치고 내려왔다고 생각하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의 하루는 달랐다.

그는 내게 행운을 빌어주고 내려갔다.

캠프 2에 도착했을땐 에너지가 바닥이 났다고 느껴졌다.

장비 검사를 맡고 풍속 예보를 보니 내일까지는 괜찮았지만 점점 바람이 강해져 모레부터는 50m/s 이상으로 점점 높아져 몇일간 100m/s를 유지한다고 했다.(15m/s 정도면 딱 좋다고 한다)

바람이 강한 기간에는 거의 불가능이고 더 이상 산에 머무를 자신이 없어 내일 캠프 3(베를린 캠프)에 오르고 다음날 일찍 정상을 갔다가 내려 오기로 계획을 했다.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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