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Argentina) 아콩카과(Aconcagua) 등반] 남미 최고봉 셀프 등반 Da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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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등산/2019년 아르헨티나, 아콩카과

[아르헨티나(Argentina) 아콩카과(Aconcagua) 등반] 남미 최고봉 셀프 등반 Day 3

by 빵호빵호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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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za de Mula → C1(Canada Camp) → C2(Nido de Condores) → C1 → Plaza de Mula

바람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하니 바람이 불지 않았다.

유비무환이 아니라 준비를 하고 있으면 별일이 그냥 안생기는거 같다 ㅋㅋ 준비를 안하면 그냥 기습 공격을 하는것 같은.. ㅋㅋ

밤새 고산증으로 끙끙 앓으며 자야했기에 하루 쉴까 생각하다가 고산에 적응도 좀 더 하고, 음식물도 좀 옮겨 놓을겸 캠프2(니도 데 콘도레스)까지 가기로 했다.

계산을 해보니 오늘 캠프2 갔다가 내려와 베이스 캠프에서 자고(Day 1), 내일 하루 쉬고(Day 2), 다음날 캠프2 올라가고(Day 3), 그 다음날 캠프3까지 식량을 옮겨놓고 내려와 캠프2 에서 자고(Day 4), 또 그 다음날 캠프3까지 가서 자고(Day 5), 그 다음날 정상(Day 6)을 다녀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포함 총 6일이면 정상을 찍고 내려올 수 있을 것 같았다. 2주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끝낼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일찍이 길을 나서는 등반객들

남극 세종기지 같은 베이스 캠프(플라자 데 뮬라)​

 

나도 길을 나섰다.

꼬불꼬불한 오르막을 빙빙 둘러서 오니 애가 닳아 질러서 가고 싶었지만 급격히 고도를 높이기엔 체력이 딸렸고, 작은 돌로 가득한 길은 디디고 걸을때마다 돌들이 뒤로 미끌려 접지력이 떨어져 힘이 많이 들어갔다. 베이스 캠프에서 캠프1(캐나다 캠프)까지 거리 2.6km, 고도 660m 오르는데 2시간이 걸렸다.

 
 
삼사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

캠프 1에는 확실히 텐트의 수가 줄어들었다. 앉아서 체력 보충을 위해 초코바를 챙겨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자니 금새 추워졌다.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금새 자리를 떴다.

 
 
캠프1(캐나다 캠프)

고산들은 작은 돌들이 많아서 접지력이 떨어져 걷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한발 한발 꾹꾹 눌러서 바닥을 밀며 가다보니 힘이 많이 들었다. 그것이 고산을 넘어야 하는 관문이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열심히 걷는 등산인들

 

 
 
역시나 멋진 아콩카과 ​

 

일순간 눈이 녹지 않은 구간이 시작되었다.

신발을 멘도사에서 하나 사기는 했는데 허접한 걸 사서 금새 신발이 다 젖어 버렸다. 아콩카과에는 이중화가 필수다.

 
 

캠프1에서 캠프2(니도 데 콘도레스)까지 거리 2.7km, 고도 520m를 2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오르는 길에 5분 걷고 시계를 보고 5분 걷고 시계를 볼만큼 힘이 들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마음먹고 시계를 보지 않고 걸으니 그나마 나았다. 캠프2 끝 부분은 눈이 꽤나 쌓여 있어 신발이 금새 젖어버렸다. 이중화가 없는 나는 고로웠다.

캠프2에서는 텐트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식량만 잘 숨겨놓고 고산증으로 인한 어지러움에 금새 내려왔다.

식량만 꽁꽁 숨긴채 내려왔다

캠프 2(니도 데 콘도레스)의 모습​

 

내리는 길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캠프 2로 올라가는 길은 크게 2가지로

첫번째는 돌길을 둘러서 오르는 많이 걷는 길과

두번째는 눈을 가로질러 오르는 적게 걷는 길이 있다.

오를 때는 눈을 가로 질러 갔지만 내릴 때는 돌길을 둘러 내렸다.

 
 
인간은 얼마나 위대한가​

 

상업 등반팀과 함께 오면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다시 캠프1, 캐나다 캠프로

한번에 다 오를 자신이 없으면 고산 적응을 위해, 식량만 옮겨 놓고 다시 내려가 쉬었다가 몸만 올라오는 방법을 많이 쓴다.

어제 고산증이 온 이후로 식욕이 떨어져 버려 거의 먹지를 못했다. 내려오자 마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스 캠프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샌드위치 하나에 4만원 정도 했는데 고민하다하다 결국 사먹었다. 음식이 나왔는데도 여전히 입맛이 없어 반만 먹고 반을 남겨 버렸다.

그리고는 메디컬 체크를 하러 갔더니 심박수는 괜찮았지만 산소포화도가 76이라 내일 다시 보자고 했다.(85는 나오면 좋으나 최소 80은 나와야 한다.) 내일은 정말 푹 쉬면서 체력을 좀 보충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정상을 꼭 보고 가고 싶은데 걱정이었다.

내일은 정말 푹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해야겠다.

다시 플라자 데 뮬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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