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 제 2시민아파트] 공포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서울 마지막 시민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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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회현 제 2시민아파트] 공포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서울 마지막 시민 아파트

by 빵호빵호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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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30년 가까이 살다 세계여행을 마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일은 문화 행사 기획을 하고 있는데 특히 건축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어 서울의 여러 건축물들을 방문할 기회가 많아졌다.

어제는 회현동 요리인류 검벽돌집 미팅이 있어 방문했다가 바로 옆에 있는 회현 제 시민 아파트를 방문했다.

 

회현 제 2시민 아파트

나무위키

 

1969년 12월 1차, 1970년 5월 2차 준공되어 올해 50년을 넘긴 회현 시민 아파트는 2003년 4월에 이미 1차는 철거가 되고 1개의 동만 남아있다. 금화시민 아파트가 2015년 철거 되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시민 아파트가 되었다.

서울시 측은 2004년 이후로 이 아파트의 철거 떡밥을 뿌렸고 실제로도 떡밥을 회수하려 했으나 입주민들과의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빚어 현재까지 존치해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를 존치하자는 쪽과 철거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갈리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존치파(특히 문화계)는 60~70년대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건물이니 보존하자 or 한국 아파트 역사의 산 증인이니 보존하자 는 논거를 들고 있으며, 철거파는 지은 지 40년이 넘어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철거를 주장한다.

2006년 회현시범아파트에서 실시된 안전진단에서 D등급 위험시설로 분류되며 철거하자는 의견이 많아졌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회현시범아파트가 방송이나 영화에 나오는 일이 부쩍 많아지면서 근래에는 존치하자는 의견이 대세가 되었다. 2016년 8월 회현시범아파트가 철거되지 않고 리모델링을 거쳐 청년 사업가와 예술가를 위한 주택으로 쓰일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회현 시민 아파트는 회현역에서 내려 남산 방면으로 10분정도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었다.

회현 제 2시민 아파트의 전경

인근에 남산쪽으로 올라가는 보행로를 공사중이던데 아침 일찍 일을 나온 아저씨께서 피곤에 잠시 주무시고 계셨다.

 
 
 
자그마한 창문 ​
 

 

산자락에 위치하다 보니 지상이 지하가 되어 버린 아파트

 

아파트 내부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겨졌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영화 추격자, 친절한 금자씨, 주먹이 운다 등에도 나왔고, 빅뱅의 거짓말에도 회현 아파트가 등장한다.

정밀안전진단 결과는 A~C 등급은 유지보수, 공공기관의 추가 검증이 필요한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즉시 재건축이 가능한 E등급으로 분류된다. 2004년에 D등급을 받았으니 지금은 아마 F등급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파트 벽에 붙어 있는 보상 종료 안내문

사진은 밝게 나왔지만 낮에도 엄청 어둡다. 옛날 복도식 아파트다 ​
 
9년동안 누군가가 살았었나 보다

 

내부 구경을 마치고 'ㄷ'자 형태의 아파트 안쪽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에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장소가 있었다. 낡고 힘빠진 건물과는 달리 아름다운 사람들에 의해서 깨끗하게 정리 되어있어 보기가 좋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쓰레기장
 
 

출입구가 공중에 있는 독특한 구조

아파트 문화사, 장박원, 이유진.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는 다른 독특한 구조로 건립됐다.

출입구가 1층과 6층 두 곳에 있다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남산의 급격한 경사지에 짓다 보니 건너편 언덕이 6층 높이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6층에 출입구를 만들고 건너편 산비탈까지 구름다리로 연결해 밖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4층에 사는 사람은 1층 출입구를 이용하고 5층 이상에 거주하는 주민은 6층 출입구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구멍가게와 약국 등 편의시설도 자연스럽게 1층과 6층 출입구 모두에 들어섰다.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연면적 1만7932㎡로 ‘ㄷ’ 모양으로 설계됐으며 지하1층, 지상 10층, 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총 352가구로 면적은 대부분 전용 38.34㎡다. 평면은 방 2개에 개별 화장실, 거실이 있는 구조다. 10층이지만 서민 아파트로 건설된 것이라 엘리베이터는 없고 주차공간도 없다. 차량을 소유한 사람은 골목에 어렵게 주차를 해야 한다.

 
 
ㄷ자 모양의 독특한 구조의 아파트와 공중에 있는 출입구

 

여전히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다

50살의 아파트는 오랜 세월만큼 분명히 누군가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것이었다.

 

한 때는 우리나라 최고의 아파트였을텐데 어느새 스릴러물을 찍는 장소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우리나라가 또 그만큼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했다.

 

머지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만 블로그에 나마 그 역사를 남겨본다.

멀리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한 회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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