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또 열심히 걸어야 했다.
이제 드디어 하루만 더 걸으면 드디어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막에서는 적어도 5,6일에 한번씩은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시에라 구간은 고산이라 마을 자체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고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도 멀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9~10일에 한번 정도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음식을 많이 들고 다녀야 해 배낭의 무게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틀 전, 하루 전 단기 등산을 온 사람들에게 충분히 음식을 보충 받았기에 더 이상 식량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어느새 연료를 먹고 걷는 기계가 되어 음식만 있다면 얼마든지 걸을 수 있는 병기가 되어 있었다.
이제 오늘은 Silver Pass만 넘으면 Mammoth Lake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 Pass를 넘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감도 많이 줄어들어 멀리서 보이는 Pass가 오히려 반가웠다.
실버 패스 정상에 오르니 한 미국인이 있었다.
"마실래?"
라며 그는 위스키를 건냈다. 우리는 술 준다는데 빼는 건 없다. 그러고 그와 한참을 얘기를 나눠보니 그의 동생은 일산에서 영어 강사를 하고 있다며 그의 동생은 상당한 수준으로 아프지만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이 좋아서 비싸지 않은 비용으로 수술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집이 파주라 일산이랑 엄청 가깝다고 하니 자기는 곧 동생을 보러 일산을 간다고 했다. 사실 그와 만날 일은 없겠지만 그도 그의 동생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 바랬다.
Silver Pass에서 Mammoth Lake를 들어가는 초입까지는 대략 30km 정도되었다.
열심히 걷고 또 걸었지만 결국에는 맘모스 레이크까지 들어갈 순 없어 내일 들어가기로하고 산중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다음 날 우리는 Red's Meadow Resort에서 버스를 타고 드디어 맘모스 레이크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막의 60km 물이 없었던 구간, 비숍에서 맘모스 레이크까지 음식이 부족했던 이 구간, 사람이 없었다면 결코 이기지 못할 구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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