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48화. 요세미티(Yosemiti) 국립공원을 향하여
본문 바로가기
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ierra

[PCT, Pacific Crest Trail] 48화. 요세미티(Yosemiti) 국립공원을 향하여

by 빵호빵호 2023. 1. 20.
728x90
728x90

사막에서 시에라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항상 The Best, The Best라고 했다.(PCT를 다 완주하지 않더라도 미국인들이다 보니 시에라의 구간 구간을 다니기도 하고 PCT를 여러 해 한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항상 시에라에 대한 동경을 느꼈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세계 여러 산을 다녀봤지만 물론 저마다 가진 특색이 다르지만 시에라만큼 아름다운 산들은 정말 보지 못했던 것 같다.

PCT를 시작하고 나서 초반에는 똥방구를 끼기 시작했다. 얼마나 냄새가 심한지 은진이와 서로 한번 꼈다하면 난리가 났다 ㅋㅋ

그러다가 어느 순간 냄새는 없어지고 응가를 사면 소만큼이나 쌌다. 신기하게도 많이 먹긴 했지만 매일 그랬다. 아마도 몸에서 독소가 빠지는 시기에 냄새가 심했고 엄청난 운동량에 배변 활동이 왕성했다고 생각이 됐다. 운동 선수들이 내 생각에는 응가를 어마무지하게 싸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아래 사진의 장소에서 응가를 했던 기억이 나서... ^^;;(블로그 방문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미안합니다 더러운 얘기)

응가 싸면서 바라본 풍경, 이것이 천국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맘모스 레이크에서 복귀 후 첫 Pass인 Island Pass를 지났다.

보통 Pass는 10km 정도 오르고 정상을 찍고 다시 10km 정도 내려가는데 Island Pass는 Donhue Pass 넘기 전 중간에 위치해 있었다. Island Pass 바로 앞에 있는 것이 Thousand Island Lake인데 아래 사진을 보면 그 이유가 직관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Thousand Island Lake, 아직은 호수 위 섬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

 

Island Pass 정상에서 바라보는 Thousand Island Lake ​

 

Island Pass를 넘어 휴식을 취하는 PCT hiker

시에라에서는 10,000FT(약 3,000m) 높이 이상에서는 캠프 파이어가 금지였다.

순찰을 따로 다니는 사람은 없는데 일전에 그냥 신경 안쓰고 캠프 파이어를 했었는데 미국인 등산객이 오더니

"이곳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니 규정을 지켜주세요."

라고 하는데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부끄러워서 당장 불을 껐었다.

시에라에서는 10,000FT 이상에서 캠프 파이어 노노해 ​

 

Island Pass를 넘어서 Donhue도 지났다. 13개의 Pass 중에 벌써 9개나 넘어버려 이제 시에라도 끝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상 이제는 Pass라고 해도 큰 의미가 없었다. 체력도 많이 길러졌고, Pass의 높이도 높지 않았고, 경사도 급하지 않았다. 다만 남은 거리를 걷기만 하면됐다.

길은 항상 갈때는 까마득한데 뒤돌아보면 시간 빠르게 지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9번째 Pass, Donhuse Pass를 지나 ​

 

맥 OS 중에 Yosemiti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얼마나 아름답길래 OS 이름을 Yosemiti로 하는가 싶어 늘 궁금해서 PCT 정규길에서 벗어나 30km 정도 걸으면 Yosemiti Valley에 갈 수 있었다. 가는 길에 Catheral Peak(3,326m 유럽의 대성당 첨탑처럼 뾰족한 봉우리)도 볼 수 있고, 하프돔(Half Dome)과 네바다 폭포(Nevada Falls)도 볼 수 있다. 그래서 하루를 내어 들려보기로했고 은진이와 다시 만나는 날도 하루를 더해서 정했었다.

그런데 요세미티를 향해 가는 길에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Ranger들이 갑자기 퍼밋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곰통을 검사하는데 난 곰통을 들고 다니기 싫어 은진이를 통해 보내놓은 상태였다.(시에라 구간에서는 곰통을 들고 다니는게 의무이다.)

'아... 뒤졌다.'

규율에 엄격한 미국이라 걸리면 끝장난다는 생각에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퍼밋 좀 보여주세요."

"네."

"퍼밋은 확인했고 곰통 있나 좀 볼 수 있을까요?"

"전 여자친구랑 같이 다니는데 여자친구가 곰통을 가지고 다니거든요. 근데 앞서서 가서 검사했을 텐데."

"본적이 없는데 혹시 증명할 방법이 있나요?"

"아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하고 곰통이 나온 사진을 보여주자 그녀는 지나가라고 얘기했다. 역시 잔머리가 중요하다 ㅋㅋ

드넓은 Meadow가 시작된다​

 

커다란 강 옆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라면으로 저녁을 떼우고 요세미티의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잠을 청했다.

드디어 내일이면 그 유명한 요세미티로!

728x90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