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56화. North California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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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North California

[PCT, Pacific Crest Trail] 56화. North California 시작

by 빵호빵호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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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까지만 걷고 PCT를 그만 두는 사람들도 꽤 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사막과 시에라를 걷는데 보통 두 달이라고 치면 두달간 끊임없이 캠핑 생활을 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본다는 건 말로 들었을 때는 꽤나 멋질지 모르지만 일상이 되면 아무런 감흥이 없어지게 된다.

나도 아마 PCT를 걸을 기회가 많은 미국인이었다면 더 걷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정신력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

복귀를 했는데 예전만큼 걷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새로운 구역으로 들어와서 설레인다거나 하는 마음은 없었다.

'또 미친듯이 걸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

더그 아저씨는 사우스 레이크 타호에서 트레일 헤드까지 우리를 태워주었다.

오는 중에 하이커 두명도 태워서 왔는데 그들은 마크 할아버지와 새남이(차에 탈 때부터 서양인의 그 특유의 냄새가 엄청나게 나서 우리가 부르는 별칭이었다. 그의 트레일 네임은 빅레드)도 만나게 되었다. ​우리 둘만 다니다 보니 PCT에서 친구가 잘 없었는데 마크와 새남이는 꽤 자주 보며 후에 친해지게 되었다. ​

복귀하는 길에 맥도날드 들러서 빅맥을 싸서 경치가 죽이는 곳에서 햄버거 하나 빨고 시작했다.

Lower Echo Lake

호수 바로 옆에 별장을 짓고 사는 사람들 겁나 부럽더라

날씨가 금세 흐려졌다.

온통 구름이 끼더니 비가 올까 걱정이 됐는데 다행이 비는 오지 않았다. 요세미티가 끝이나고 시에라를 벗어나기 전부터 시에라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었는데 이제는 완연하게 다른 구역에 들어왔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구름이 몰려오니 괜히 비가올까 걱정스러웠다 ​

 

또 새로운 영역에 들었다. 저 표 지판의 글꼴이 너무 좋았다 ​

 

빅레드, 우리가 지은 별명인 냄새남의 줄임말 '새남이'사진으로만으로도 그의 진한 향기가 전해져 오는 것 같다 ㅋㅋ ​

 

호수 입구에는 관광객들이 많더니 일순간 사람들이 줄어들고 이제는 PCT 하이커들만이 방문하는 외진곳에 들어섯다.

나만의 자연이 아니지만 어느 순간 이 자연이 꼭 나만의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복귀 날은 으레 그렇듯 잠자리를 조금 일찍 정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10km는 넘게 걷는다.

늦은 오후가 되자 하늘이 갑자기 엄청나게 붉어졌다. 사진에 효과를 주지 않았는데도 노을을 넘어서 붉은 기운이 잡아먹을 듯 하늘을 가득 채워서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붉은 기운이 세상을 덮친다 ​

 

은진이와 후딱 밥을 해먹고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노스 캘리포니아 또 어떻게 버텨 나가야할지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매일 같지만 또 매일 새로운 PCT였다.

조금 평평한 곳에 텐트를 대충치고 가방은 던져놓는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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