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57화. 숲속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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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North California

[PCT, Pacific Crest Trail] 57화. 숲속을 걷는다

by 빵호빵호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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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한국에 숙모는 미국에 사신다. 그래서 삼촌은 방학 때가 되면 항상 미국에 오시는데 그 틈을 타 삼촌에게 신발을 부탁했다. 미국의 Altra 라는 브랜드의 신발을 하이커들이 많이 신는데 편하고 좋지만 내구성이 굉장히 약했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에 들어오는 삼촌을 통해 K2 등산화 사이즈도 2 치수 큰걸로 부탁해서 사우스 레이크 타호 우체국에서 받을 수 있었다. ​

신어보니 조금 딱딱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괜찮다가 걸은지 20km가 넘어가자 발이 미친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첫날에도 그러더니 둘째날에도 똑같았다.

PCT 처음 시작할 때도 K2 등산화로 고생했는데 한국 등산화는 이쁜데 실용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렇게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가장 가까운 마을에 들어가서 신발을 다시 사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마을까지 가려면 이틀은 더 걸어야 해 이틀을 무사히 넘기길 바랬다.

우거진 숲이지만 시에라와 노스캘리포니아의 풍경은 확연히 다르다

아침 호수의 반영이 아름답다

호수의 물이 들어오는 곳은 In let 호수의 물이 나가는 곳을 Out let이라고 불렀다Outlet의 강력한 물줄기 ​

 

오랜만의 Pass를 지났다.

시에라에서는 4,000m를 넘는 혹은 근접한 고산의 Pass가 많았는데 2,000m 수준의 Pass로 난이도는 많이 낮아졌고 나의 체력은 많이 길러져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미국인들 개 참 좋아해

내 영어이름은 Dick인데 Dick's Pass를 지났다55L 가방을 가득 채워 걷는다 ​

 

노스 캘리포니아도 나무 다리를 건너는 일이 많다

PCT 당시 노스페이스를 걸을 때는 노스 캘리포니아가 어떤지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노스 캘리포니아가 끝이나고 나서야

'아 노스 캘리포니아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스 캘리포니아를 떠올리면 항상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밑에 사진같았다.

'숲 속을 걷는 일' ​

 
 
노스캘리포니아라고 하면 울창한 숲을 걷는 게 제일 먼저 생각난다

그리고 노스 캘리포니아에는 쓰러진 나무들이 많았다. 그래서 종종 둘러가야 하거나 기어가야 하거나 혹은 넘어가야 했다.

사진상으로 보면 별 거 아닌거 같은데 나무가 얼마나 큰지 쓰러진 높이가 내허리춤까지 와서 상당히 곤욕이었다. 가끔씩 나무를 잡고 한바퀴 돌면서 넘어갈 때 배낭 무게 때문에 그대로 땅에 처박는 경우도 있었다 ㅋㅋ 기어갈 때는 배낭 때문에 걸려서 낑낑거리기도 했고 ㅋㅋ 돌아가는게 젤 속편한데 오래 걸린다. ​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나무들을 제거해주기도 하지만 워낙 넓고 깊다보니 그 때 그 때 모두 처리할 수가 없었다.

노스 캘리포니아에는 쓰러진 나무가 많다 ​

 

PCT 마크가 하이커들을 반겨준다

 

어느새 또 하루가 지났다.

이런 생활을 한지도 벌써 세달이 자나버렸다. 처음에는 호기심과 설레임과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제는 익숙함과 편안함과 조금의 지루함도 있었다. 항상 꿈꿔왔던 일이지만 그 꿈에 닿아보니 슬럼프도 있었고 회의감도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2,000km를 넘게 걸어야했다. 일렀다.

묵묵히 또 하루를 보내야했다.

숲속 선배가 만들어 놓은 자리에 보금자리르 펼친다 ​

 

냄새나는 양말도 빨아 말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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