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72화. 빅 레이크 유스 캠프(Big Lake Youth 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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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Oregon

[PCT, Pacific Crest Trail] 72화. 빅 레이크 유스 캠프(Big Lake Youth Camp)

by 빵호빵호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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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옛 추억을 떠올렸을 때 서글퍼지는 건 그 시간, 그런 상황이 다시는 오지 않을 거란걸 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PCT를 할때는 그만하고 싶고 도대체 언제 끝나나했던 그 시절이 이제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이제는 한편으로 조금은 슬퍼지는 건 이제 다시 PCT를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PCT 글을 자주 올리면서 사진들을 보면 서글퍼지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그 시간이 사실을 즐거웠고 시간이 지나면 또 미화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샤스타 마을에서 은진이와 헤어지면서 23일 뒤 오레곤과 워싱턴의 국경 마을인 캐스캐이드 락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래서 부지런히 걸어야했고 부지런히 걸었다. 오레곤에 들어온 이후에는 하루에 기본 50km는 넘게 걸었다.

말이 50km지 시속 5km를 잡아도 하루에 걷는 것만 10시간을 해야했다.

 
 
호수가 많아 아름다운 오레곤 ​

 

하루는 가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뒤돌아 보면 빨리 지났다.

그렇게 일주일이 빨리 지나가 있었고 한달이 빨리 지나가 있었다.

역시나 길거리 아무데서나 밥을 해먹는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평지길이 많은 오레곤

밤 늦게까지 걸으면서 아쉬운 점은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빛이 없어 풍경을 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분명 이 곳이 아름다울 것 같은데 볼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화산 지형의 독특한 길이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하고 그냥 지나야했다.

 
 

오레곤에서 크게 갈 만한 마을은 첫 시작 지점인 Ashland, 중간 지점은 Sisters나 시스터스에서 조금 더 가야하는 큰 도시 Band, 워싱턴 주 국경에 있는 Cascade Locks였다. 그 동안 재보급은 리조트에서 했지만 이번에는 마을에 들릴 생각이었다.

시스터스 마을에 들어가기 전 Big Lake Youth Camp라는 곳이 있는데 하이커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있고 밥까지 준다고 해서 들릴 참이었다.

 
 
Big Lake Youth Camp를 향해

캠프에 도착하니 건물들이 많이 있었는데 관리자에게 들으니 종교 시설이라고 했다. 하이커들을 위한 건물이 따로 있었는데 백발의 마크 할아버지도 있었고 '허트(Heart)라는 트레일 네임의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일본인 한명도 있었다. 오랜만의 만나는 하이커들이라 반가웠다.

허트 할아버지는 다리가 아파서 이곳에서 트레일 오프를 한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차도 있었는데 덕분에 편하게 시스터스에 장을 보러 갔다올 수 있었다.

저녁 시간이 되자 하이커들끼리 모여 밥을 먹으러갔다. 근데 사람들이 북적북적 하길래 물어보니 건물 짓는데 자원봉사를 온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들에게 둘러 쌓여 PCT에 대한 질문들과 답변들이 오갔다.

밥은 뷔페식으로 베지테리언 식단이었는데 상큼했다 ㅋㅋ 덕분에 3끼를 아주 배부르고 영양가 높게 먹을 수 있었다.

배에 복근이 아주 선명하게 생겼다. 예전부터 운동을 나름 열심히 하는데 복근을 단 한번도 가져본적이 없는데 PCT를 시작하고 한달 반이 지나고부터 선명해지기 시작하더니 아주 빨래판이 생겨버렸다. 이 때 남자 연예인들이 왜 그렇게 옷을 훌러덩 벗고 다니는지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 ㅋㅋ

유스 캠프 덕분에 아주 편한 매트에서도 잠도 자고 맛 좋은 음식도 먹고 행복했다.

생에 처음으로 빨래판을 가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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