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트레킹, 쿰부 히말라야] Day 7 죽음의 콩마라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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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등산/2017년 네팔, 쿰부 히말라야

[네팔 트레킹, 쿰부 히말라야] Day 7 죽음의 콩마라 패스

by 빵호빵호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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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쿵 → 콩마라 패스 → 로부체

가르마는 긴 하루가 될꺼라며 새벽일찍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밤새 정말 엄청 달달 떠며 잤더니 일어나기가 얼마나 싫은지.. 5,000m가 되지 않는 곳의 3월도 이런데 7~8,000m에서 자면 정말 뒤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날이 또 밝아온다 ​

 

동터오는 여명 ​ 해는 금새 떠올랐다. 우리 셋만 같이 하는게 아니라 오늘은 베트남에서 온 친구와 그의 가이드까지 해서 5명이서 가기로 했다. 베트남 친구의 가이드는 가이드 경력이 별로 없어서 길을 잘 모른다고 했다. ^^;; 그래서 패스를 지나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가려고 추쿵에서 2일을 기다렸다고 했다. 5명이서 다니니 외롭지 않고 좋았다. ​

아직은 패스가 열리진 않았다는데 그래도 가기로 했다.(그 기준이 뭔지 또 관리 하는 사람도 없는데 누가 열고 닫는지??)

고도가 높아져 추위가 한층 더해져 복장이 달라졌다
 
베트남 친구는 맨몸으로 가이드는 모든 짐을 다니고 다니느게 마음이 쓰인다
 
 

 

오늘 하루가 참 길 것 같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파카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묵묵히 걸음을 이어갔다. 그러다 일순간 구름이 사라져 가려졌던 세계 3대 미봉 아마다 블람이 얼굴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다. 산중의 날씨는 변화 무쌍하여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

 
 
세계 3대 미봉, 아마다블람 ​

 

계속 오르막이었다. 오르막을 더 좋아한다느니 근육의 땡김이 좋다느니 이런 개소리는 취소한다. 고도가 높으니 좀만 걸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

 
 
76m를 내려왔다는데도 오르막만 오른것 같다 ​

 

엄청시리 춥습니다요~

 

다행히 날은 점점 맑아져왔다. 눈이 쌓이지 않은 곳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휴식을 마친 뒤 정말 끝없는 오르막이 이어졌다.

열심히 걷는다고 걸어도 앞에 갈길을 까마득하고 뒤에 온길은 얼마되지 않는 기분에 사로 잡혔다.

 
 

드디어 점심 시간이 되었다. 바람이 워낙 강해서 바위 뒤에 숨어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일순간 어디서 나타난지도 알 수 없는 개가 한마리 오더니 우리를 졸졸 따라왔다. 이 추운곳에서 먹이도 없는데 뭐였을까? 우리의 수호신이었을까?

드디어 점심시간, 바람이 많이 불어 바위 뒤에 숨었다

 

우리의 수호신
 

계속 오르막을 오르고 올라 콩마라 패스에 도착했다.

눈에 길이 덮혀있어 가이드 없이 혼자 왔다면 정말 낭패였을 것 같다. 길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는데 지도도 없이 가르마는 정말 대단했다.

 
 
콩마라 패스 도착!, 눈 쌓인 곳이 원래는 호수라고 한다 ​

 

사진을 열심히 찍고 다시 길을 이어나갔다.

 

멀리 내리막만 보여서 꽤 빨리 끝나겠구나 생각했는데 이게 굉장한 오산이었다.

뉴스를 보다보면 산에서 사람들이 죽는다는 소식을 접하는데 남의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콩마라 패스를 넘으면서 진짜 이러다 산에서 뒤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막이 시작되어 신나게 달리다가 엉덩방아도 찍고 난리 부르스를 즐겼다. 근데 이상하게도 눈 앞에 내리막의 끝이 보이는데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 묘한 느낌이 자꾸 들었다. 은진이는 방구를 끼고 싶은데 베트남 친구가 뒤에서 따라와 참느라고 식겁했다고 한다 ㅋㅋ

 
 
사진보다 실제로 계곡이 엄청나게 깊은 콩마라 패스 ​

 

내리막을 마친 뒤 콩마라 패스에서부터 보였던 커다란 오르막을 시작했다. 멀리서 볼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오르기 시작하니 굉장히 가팔랐다. 힘을 거의 다 쓴 상태라 걸음걸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오르막을 다 올랐는데도 마을이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해는 지고 있는데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속 깊은 크레바스가 있었고 떨어지면 그냥 죽어야 했다. 조심조심 크레바스를 지나 또 오르막을 올랐다. 그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그제서야 저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진을 참 많이 찍는 편인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크레바스 사진이 하나도 없네.. ㅋㅋ

저 멀리 보이는 천국을 향하여 ​

 

새벽에 출발했는데 밤이 되어서야 로부체에 도착했다.

출발 할 때 예상 소요 시간은 9~10시간이었는데 눈때문에 등산로 찾는것도 힘들었고 쉬는 시간을 자주 갖다보니 14시간이나 걸려 버렸다. 멀리서 로부체 마을을 봤을때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아니라 지옥속에서 나가는 빛의 문을 본 느낌이 아마도 그 느낌이 아닐까 했다. 우리도 밤에 도착했지만 우리가 도착한 후 베트남 친구와 가이드는 2시간이 더 지나서 도착했다.

앞으로 촐라 패스, 렌조라 패스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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