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시미엔 국립공원(Simien Mountain National Park)] 세계 10대 트레일, Day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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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등산/2019년 에디오피아, 시미엔산

[에티오피아, 시미엔 국립공원(Simien Mountain National Park)] 세계 10대 트레일, Day 1

by 빵호빵호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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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dar → Debark → Buyit Ras

 

시미엔산을 향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시미엔산의 전초기지 데바르크(Debark)를 가기 위해 곤다르(Gondar) 버스 터미널로 향해야 했다. 길면 10일동안 혼자 지내야 할 은진이가 걱정 되어 비몽사몽하는 걸 깨워 안아주고 떠났다. 터미널에 도착해 다가오는 삐끼에게 "데바르크"라고 물으니 55비르라며 봉고까지 안내해줬다. 버스에 사람을 밀어넣고 밀어넣어 꽉차고 더 채운 후 봉고차는 출발했다.

대우기의 에디오피아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장대비를 퍼부었다. 역시나 출발 후 강렬한 빗줄기가 쏟아진다.

3시간쯤 지나자 데바르크에 도착했다. 국립공원 간판을 보고서는 빠르게 달리던 버스를 세워 달라고 해서 내렸다. 비는 그쳤지만 먹구름 가득한 하늘에 또 걱정이 들었다. 입산료와 의무 고용인 스카우트비, 캠핑비까지 내고 출발했다.

시미엔산 국립공원, 유네스코에 등재된 산이다 ​

 

캠핑장이 있는 곳들의 고도와 가격표

다른 장비는 문제 없었지만 매트가 없어 걱정되서 쫓아온 동네 주민에게 물어보니 자기에게 매트가 있다고 따라 오라고 했다.

따라가서 매트를 받아드니 무게가 침대 매트리스 수준이었다. 택도 없어 매트리스 없이 산을 향했다.

데바르크 시내는 난장판이었다.

우기에 포장되지 않은 도로의 흙들은 진흙이 되어 질퍽였고, 염소에 당나귀 들이 동네를 즐비하고 애기들은 학교도 가지 않고 ㅋㅋ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인생이다.

에티오피아의 소녀

 
 

데바르크는 역동적이었다.

눈이 자그마한 이방인을 보고 사람들은 차이나~ 차이나 하며 쫓아 온다. 아마 예전에 서양 사람들이 한국에 왔을 때 코쟁이 코쟁이 하며 놀리던 그 때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이 서 염소를 사고 파는 사람들

펜과 돈을 달라는 아이들은 10분을 넘게 쫓아왔지만 줄 수 있는게 없었다.

제일 먼저 배우는 영어가 펜과 머니라는게 안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는 우리보다 잘 살던 에티오피아가 이제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사랑스러운 에티오피아 아기들

산행 시작

본격적인 산길에 접어들자 아이들은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았다.

걷기 시작하지 얼마지 않아 강을 만났는데 다리가 없어 신발과 양말을 벗고 강을 건넜다. 카메라 때문에 강을 건널 땐 항상 긴장이 된다.

다행이 무사히 도강 완료했다.​

 
 
도강하는 염소와 에티오피아 인들 ​

 

시미엔 산에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후에도 많은 마을들을 만날 수 있었고 도시화 되지 않은 사람들이라 순박하고 정이 많았다.

 
 
귀여운 애기들

시미엔산은 온통 초록이었다. 초록 중에서도 진연두에 가까운 색이었는데 눈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우기라서 더 심했던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간 블로그를 보니 건기에는 좀 갈색 빛이 두드러진 것 같았다.

 

연두색 가득한 시미엔 산

2시간쯤 걸으니 마을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스카우트 비셋과 함께 나는 빵으로 그는 인젤라로 점심을 먹었다. 영어가 되지 않는 비셋과 암하라어가 되지 않는 나는 몸까지 꼬아가며 어렵사리 대화를 한다 ㅋㅋ

하늘이 흐렸다 게었다 했다 ​ 
 

 

또 강 하나 건넌다

하루에도 수없이 날씨가 오락가락, 우기의 시미엔 산

한참 걷다보니 날씨가 흐려지더니 이내 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나가는 길에 주민의 집이 있어 비셋이 얘기를 좀 나누더니 소녀가 들어오라고 했다. 둘은 이야기를 한참하고 난 옆에서 불을 쐬며 한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비는 잦아지고 보통은 첫번째 캠프를 산카베르(Sankaber)로 정하지만 비때문에 일정도 늦어지고, 지쳐서 데바르크에서 14km 떨어진 뷰잇라스(Buyit Ras)로 정했다.

 
 
쉴 곳을 내어주었던 가족, 이 안이 그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정말 열악했다

뷰잇 라스에 도착하기 얼마전 비때문에 미끄러워 진 곳을 지나다 당나귀 똥을 엉덩이로 그냥 즈려 밟아 버렸다 ㅋㅋ

청바지며 배낭이며 똥으로 얼룩지고 짜증이 이빠이 나버렸다 ㅋㅋ 똥을 대충 닦아내고 다시 길을 걸었다...

똥을 즈려 밟은 곳 ㅋㅋ

Buyit Ras에 도착하니 주민들은 이미 장작에 불을 붙여 몸을 녹이고 있었다.

기름 스토브를 빌릴 수도 있었지만 장작을 쓸 수 있다는 말과 스토브를 들고 다닐 자신이 없어 안빌려 왔는데 도저히 밥 해먹을 사이즈가 나오지 않아 일찍이 잠을 청했다.

왠지 빈대가 물릴거 같은 불길한 예감을 안고서....

Buyit Ras의 Community Lo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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