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시미엔 국립공원(Simien Mountain National Park)] 세계 10대 트레일, Day 4
본문 바로가기
해외등산/2019년 에디오피아, 시미엔산

[에티오피아, 시미엔 국립공원(Simien Mountain National Park)] 세계 10대 트레일, Day 4

by 빵호빵호 2022. 11. 20.
728x90
728x90

 

 

Chennek → Ras Bwahit → Chiro Leba → Ambiko

시미엔산의 두번째 봉, 라스 브와힛(Ras Bwahit)

아침에 눈을 뜨니 사람들은 아직 자고 있었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나섰다.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라스 브와힛(Ras Bwahit, 시미엔산 두번째 봉)을 들렸다가 다시 곤다르로 돌아갈 것이었다. 우리는 라스 브와힛을 넘고 강을 건너 라스댜셴(Ras Dashen)을 가기위한 전초 기지 암비코(Ambiko)까지의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쩨넥의 산장

​처음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에 힘이 부쳤다.

비셋은 지름길을 알아 비셋을 따라 그곳을 걸었지만 가팔라 쫓아가기가 벅찼다. 비셋은 나보다 15살은 많아 보이는데 얼마나 잘 걷는지..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중간 중간에 산 중의 드넓은 고원이 보였다. 역시나 아프리카의 지붕이라 불릴만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동안 옆 쪽 도로로 몇 번이나 차들이 지나다녔다. 4일간 거의 굶다시피 해 기력이 없어서 얼마나 잡아타고 싶은지...

 
 
아프리카의 지붕, 에티오피아 ​
차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

 

라스 브와힛(Ras Bwahit) 정상을 살짝 비켜 넘어갔다.

비셋이 이끄는대로 갈 수 밖에 없어 정상을 밟아보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긴채 내리막을 시작했다.

저 멀리 꽤 커보이는 마을 찌로레바(Chiro Leba)를 향했다. 그래도 내리막만 내려가면 되서 마음은 편했다.

에티오피아도 만나면 볼뽀뽀로 인사를 했다

쭉 내리막을 내려가면된다

충성! ​

 

 
 
산 중에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

물길어가는 아낙네

시미엔 산의 두번째 봉, 라스 브와힛 ​

 

산 중의 큰 마을, 찌로레바(Chiro Leba)

내리막을 다 내려오니 찌로레바 마을이었다. 생각보다 마을이 꽤 컸다. 슈퍼도 보이고, 식당도 보이고, 잡화점도 보이고, 무엇보다도 며칠만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보니 적응이 안됐다.

애기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머니, 머니, 펜, 펜'을 외쳤다. 줄 것 없는 빈털이라 사진을 찍어 보여주니 애기들이 모여 순식간에 카메라를 서로 보겠다고 덤벼들었다. 시미엔 산의 명물은 그 무엇도 아닌 마을의 애기인 것 같다.

비셋은 잠시 술집에 들러 에디오피아 전통술 '딸라'를 마셨다.

나도 마셔보라며 줬는데 막걸리 비슷한 느낌이지만 뭔가 음식물 찌꺼기 국물 같은 느낌도 나고 냄새도 그랬다 ㅋㅋ​

 
 
에티오피아의 순박한 아기들

초록색 옷 입은 여자애 표정 좀 보소 ㅋㅋ

 
 
 
 
 
 
 

라스다셴을 오르면서 돈 말고도 비셋이 문제를 삼은 건 암비코 마을로 가기전에 강이 있는데 우기라서 건너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또 찡찡대는 비셋을 달래고 달래서 일단 그럼 강까지 가보고 건널 수 없으면 돌아오자고 했었다.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혹시나 강의 수위가 높아 건너지 못하면 라스다셰은 물건너가기 때문에 제발 물이 별로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

비셋은 로맨티스트다 ㅋㅋ

 

강에 도착하니 수위는 낮아 보였다. 신발을 벗고 발을 담궈보니 무릎 위까지 정도였다.

"비셋 갈거지?"

하니 마지못해 비셋은 끄덕끄덕했다. 드디어 라스 다셴에 한발 더 가까워짐을 느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건너보니 까딱하다가는 정말 휩쓸려가겠다 싶을만큼 물살이 강했다.

우기에는 불어 난다는 Meshesha Wenz 강

라스 다셴 앞 마지막 마을, 암비코(Ambiko)

 

무사히 강을 건너고 점심을 먹고 1시간을 걸으니 암비코 마을이 나왔다.

암비코 마을에는 캠핑장은 있지만 산장이 따로 없어 비셋이 아는 사람의 집에서 자야했다.(우기에는 시도때도 없이 비가와서 밖에서 자는 것이 불가하다. 가능은한데 스카웃까지 밖에서 자야해 곤란하다.)

암비코 가는 길

들어가니 남편의 이름은 하울투, 아내의 이름은 따자라고 했다. 집안에 들어가니 빛이 들어오는 작은 창문 외에는 암흑이었다. 집 안에 한쪽은 작은 돌로 만든 아궁이가 있었고, 불씨를 살려두기 위해 계속 나무를 넣어줬다.

실제로 생활하는공간의 모습

한쪽 공간 1층엔 염소가 사는 곳이었고, 2층엔 부부가 사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애기가 태어난지 몇 달 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울투는 25살, 따자는 18살이라며 커피도 주고, 라면도 끓여먹고, 오히려 비셋보다 영어를 잘해 어렵게 어렵게 몇마디 대화도 나누었다. 라면을 한입 먹더니 하울투와 따자는 맵다는 제스쳐를 보이며 더 이상 먹지 않더니 나중에 하나만 줄 수 있냐 물었다 ㅋㅋ 그래서 기꺼이 줬지만 수중엔 더 이상 라면은 없었다. 될대로 되라였다 ㅋㅋ

따자와 애기

바깥은 또 폭우가 쏟아졌다. 짚으로 된 지붕에 물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집은 잘 만들었다. 내가 잘곳이라며 누울 수 있는 긴 의자를 주는데 소가죽이 덮여진 오래된 나무 의자였다. 왠지 벼룩이 들끓을 것 같은 분위기라 텐트를 칠까도 생각하다가 바닥은 더욱 답이 없어 의자 위에 침낭을 펴고 자야했고 밤새 벼룩의 맹렬한 공격을 당해야했다.... 집에 가고 싶었다

장인의 면도를 도와주는 하울투
728x90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