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시미엔 국립공원(Simien Mountain National Park)] 세계 10대 트레일, Da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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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등산/2019년 에디오피아, 시미엔산

[에티오피아, 시미엔 국립공원(Simien Mountain National Park)] 세계 10대 트레일, Day 3

by 빵호빵호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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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chi → Imet Gogo → Enati → Chennek

어제와 마찬가지로 밤새 비가 내렸다. 다행히 빈대가 번지지는 않는 것 같았다.

 

어제 빈대에 물린 곳이 이따금 가려워 잠결에 긁곤 했다.빈대에 물리면 입고 있던 옷도 다 빨고 햇빛에 일광욕을 해주어야 했지만 산행중이라 불가능했고 우기라서 해가 나지 않아 더더욱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침이 되니 안개만 가득할 뿐 비는 오지 않았다. 기치(Gichi)에는 어제 묵은 산장도 있지만 캠핑장도 있어 건기에는 캠핑장을 이용할 듯 싶었다. 기치뿐만이 아니라 시미엔산 모든 마을에는 트레킹 하는 관광객을 위한 캠핑장이 있었다.

기치의 캠핑장

 
 
고산의 루벨리아 밭 ​

 

거대한 산기둥, 이멧고고(Imet Gogo)

기치에서 내리막을 쭉 걸어가니 이멧고고(Imet Gogo)가 나왔다. 1500m의 절벽을 품은 절경이 아름다웠으나 좀 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러 다가가니 아찔했다. 비셋은 조심하라며 계속 안절부절해 한다. 지도를 보니 Kedadit, Saha가 있었으나 둘러가야해 그냥 스킵하기로 했다.

Maps.me는 오프라인 지도인데 특히 산에 있는 트레일이 잘 되어 있어서 참 좋은 앱이다.

가이드를 굳이 고용할 필요가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스카웃이 길을 잘 안다. 말이 서로 안통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지내다보면 정이 들고 좋았다.

 
 
이멧 고고(Imet Gogo) ​

 

절경을 즐기고 있는 새 성님 ​

 

이멧고고 이후 에나티(Enati)까지는 오르막이 이어졌다.

우기의 시미엔산은 대체로 흐렸지만 가끔씩 해를 내어줄 때도 있었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을때는 가만히 있으면 몸이 으스스 떨리지만 해가 날때는 더워서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야 하기도 했다.

정말 변덕스러웠다.

 
 
오르막은 괴롭다...

정상에 오르자 또 절경이 펼쳐졌다.

우리가 넘는 곳으 에나티였다. 이 곳만 넘어 내리막을 쭉 내려가면 쩨넥이라는 말에 힘을 얻는다.

에나티 정상에서 ​
 
 
에나티를 넘어간다 ​

 

에나티를 넘어 비셋과 점심을 먹었다. 먹을게 부족하다 보니 비셋의 인젤라를 나눠먹었다.

배가 고파서 먹기는 하지만 굉장히 쌈싸름하고 강한 향에 영 적응이 되지 않지만 꾸역꾸역 집어 넣는 수밖에 없었다.

에디오피아인들의 주식 인젤라 ​

​​

없는자의 설움

내리막을 다 내려와 쩨넥 마을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투어사를 끼고 차를 타고와 쩨넥에 있는 산장에서 자고, 다음날 시미엔산은 두번째 봉 라스브와힛(Ras Bwahit)을 보고 다시 돌아간다. 그 팀들이었다. 그들은 요리사까지 고용해 스파게티에 과자에 파티였다. 배고픔과 부러움에 빨리 라면을 끓여먹어야지 하고 장작을 좀 쓰자고 하니 돈을 내라고 했다.

곤다르에서 나올때 나름 돈을 여유있게 가져왔는데 생각보다 스카우트비에서 많이 빠지고, 캠핑을 못하고 산장안에서 자다보니 숙박비로 또 돈을 쓰고 돈이 계속 나가서 차비 빼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치사해서 주변 주민들 집을 찾아 갔더니 라면을 끓이게 해줘 고마워서 별로 없는 음식이지만 가져온 쿠키를 앞뒤 생각없이 박스채로 줬다 ㅋㅋ

 
 
화로를 내어준 고마운 가족

걷는양이 많다보니 라면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이었다.

먹을 것이 넉넉지 않다보니 아껴 먹는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 3일차라 앞으로 5일은 더 걸어야 해 걱정이 되었다.

다른팀의 스카우트 아저씨 ㅋㅋ 날 보며 신기한지 계속 웃는다 ㅋㅋ

쌈싸름한 맛이 나는 인젤라

숙소로 돌아와 영어를 잘하는 투어사 가이드와 얘기를 하니 비수기(우기)때는 문을 다 닫아 밥을 사먹을 곳이 없다고 한다.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라스다셴(Ras Dashen, 시미엔산 최고봉)을 간다고 하니 다들 놀란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의 방으로 가고 바닥에 텐트를 치고 누워 보지만 바닥이 찼다. 돈도 없었지만 빈대 소굴로 들어갈 자신도 없었다. 몸이 시려 견딜 수 없어 몸 밑에 배낭을 깔고 누우니 확실히 나았다. 5일은 더 고생해야 하는데 그만 집에 가고 싶다... 하루 밤이 길다.

빈대에 물리기 싫어 바닥은 차지만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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