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Pacific Crest Trail] 18화. 사막 속의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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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South California

[PCT, Pacific Crest Trail] 18화. 사막 속의 온천

by 빵호빵호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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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트레일 매직이 없음의 섭섭함을 떨쳐낼 수 없었던 것일까?

아침부터 주변을 계속 두리번 거리면서 걸었다. 은진이는 앞서고 난 뒤따라 갔다.

"은진아!"

앞서가는 은진이를 불러 세웠다.

'PCT Hiker'

파란색 가방 위에 적힌 글자가 분명 트레일 매직임을 짐작케 해주었다.

'대박'

우리는 아침 늦게 출발해서 분명 앞서간 하이커도 있었을텐데 열어보니 새삥 트레일 매직이었다. 과일에 음료수에 맥주에 위스키에 젤리에 과자에 난리가 났다. 둘이서 앉아 과일이며 음료수며 맥주며 실컷 마신 뒤 다음 하이커를 위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다시 두었다.

커다란 물줄기를 옆에 두고 계속 길을 걸었다. 물이 없으면 내려가서 뜨면 된다는 생각이 주는 안정감이 대단히 컸다.

지도에서 이미 봤지만 오늘 점심쯤엔 온천에 닿을 수 있을거 같았다. 이 강줄기를 따라가다보면 나올 것 같았는데 어디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믿고 걸었다. 하지만 이 뜨거운 땡볕아래 온천이라.. 도무지 상상이 안갔지만 나름 좋을거 같기도 했다.

 
 
큰 강줄기를 따라 걸으면 마음이 푸근하다 ​

 

두어시간 걸었을까?

드디어 팻말이 보였다.

온천으로의 입장

 

사람들이 많았고 하이커 뿐만이 아니라 인근 동네에서 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특이한 점은 하이커를 제외하고는 전부다 홀딱벗고 있어서... 남자들은 아래가 덜렁, 여자들은 위가 덜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강줄기 옆 온천이 흐른다

 

자세하기 찍지는 못했지만 벗고있다

 

우리도 짐을 풀고 점심을 먹은 뒤 너무 더워서 온천은 포기하고 시원한 강물에 발만 담구었다.

하루종일 걷다보니 발에오는 피로가 상당해서 기회만 되면 신발을 벗고 족욕을 해주었다.

이렇게 쉬고나면 다시 걷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만 걷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또 다시 걸어야했다.

가는 길에 케이티를 만났는데 여전히 절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와서 집까지 걸어가냐고 장난쳤던 케이티였는데 이날을 마지막으로 더 보지 못했다. 무사히 집까지 걸어갔기를 바랬지만 그녀가 완주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몇개의 산을 넘고 하루를 또 마무리하려한다

 

산을 몇개를 넘고 넘어 다시 산을 올랐다.

 

산을 한번 올라 산 허리를 돌때면 끝날때까지 텐트를 칠만한 곳이 잘 없었다. 둘다 오늘 조금 무리를 해서 피곤한지라 텐트 칠 각도 잘 안나오는 곳에 자리를 잡아 물이 고여서 살짝 썩으려고 하는.. 벌레가 많은.. 물을 정수해서 밥도 해먹었다 ㅋㅋ 텐트에 누워있자니 많은 하이커들이 우리 텐트를 지나는 소리가 들렸다.

평온한 밤이었다.

저런곳에서 어떻게 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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